김동석(53회) 씨 부산국제연극제 새 집행위원장 내정
김영한 기자 2013-10-17 [10:36:47]
부산국제연극제를 이끌 새 집행위원장에 김동석(사진) 전 부산연극협회장이 내정됐다.
부산시는 지역 연극계 추천을 받아 경력과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김 전 회장을 부산국제연극제 집행위원장으로 내정했다고 17일 밝혔다.
김 전 회장은 2004년부터 3선 연임으로 9년간 부산연극협회장을 지냈고 한국연극협회 부이사장, 사랑티켓운영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또 부산문화예술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부산연극협회장 재임 시 부산연극제를 창작 초연 중심으로 바꾸고 전국창작희곡공모를 진행하는 등 부산 연극계에 창작을 중심으로 하는 분위기를 정착시킨 인물이다.
부산국제연극제는 그동안 축제를 실질적으로 이끌 집행위원장 선임 문제로 장기간 표류해 왔다. 당초 허은 집행위원장 연임 가능성도 있었으나 지난 2월 정기총회에서 일부 연극인들의 반대 등으로 표류해 오다 지역의 현장 연극인들로부터 추천을 받은 인물들을 놓고 그동안 선정 작업을 벌여 왔다.
때문에 내년 부산국제연극제 준비도 난항을 겪어 왔다. 김 전 회장이 집행위원장에 선임되면 그동안 선임 문제로 빚어진 연극계 논란을 해소하고 그동안 중단되다시피 해 온 내년 부산국제연극제 준비에 본격적으로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회장은 23일 오후 2시 부산시청에서 열리는 부산국제연극제 조직위원회 임시총회를 거쳐 최종 선출되면 부산국제연극제 집행위원장으로 일하게 된다. 김영한 기자 kim01@
"부산 연극계와 젊은 극단 참여 적극 추진"
부산국제연극제 김동석(53회) 신임 집행위원장
김영한 기자
2013-11-18 [11:08:47] |
부산국제연극제를 새로 이끌게 된 김동석(53회) 신임 집행위원장의 행보가 분주하기만 하다.
1일 임명되자마자 부산연극협회 전·현직 회장들을 만났다. 뒤이어 6일과 8일 부산의 극단 대표 스무 명을 만났다.
"부산과 전국 극단 절반씩 참여
국내외 연극인 교류의 장 만들고
야외극 거리극 형태로 치를 생각"
"부산국제연극제가 부산 연극과 함께 가야 합니다. 부산 극단들은 그동안 참여 기회가 너무 적었어요. 머리를 맞대 상생 방안이 있는지 한번 찾아보고 싶었죠."
다른 이유도 있다. 부산국제연극제 집행위원장 선임이 늦게나마 마무리됐지만 그 사이 부산 연극계도 갈등의 골이 생겼기 때문. 본격적인 집행위원장 업무에 앞서 화합과 상생의 발걸음부터 내딛게 된 것이다.
부산국제연극제를 제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할 일도 산적해 있는 게 사실이다. '부산국제연극제 어떻게 이끌 것이냐'는 질문에 "아직 고민을 더 해 봐야 한다"고 한 발 뺐지만 김 위원장은 이미 큰 틀은 짜놓은 듯 보였다. 굵직한 방안들이 술술 풀려나온다.
"일단 프린지를 더 활성화할 겁니다. 젊은 극단들에 참여 기회를 더 주자는 거죠. 부산과 전국 극단이 절반씩 참여하면 좋은 듯합니다. 아트 마켓도 필요합니다. 해외팀이 와서 공연만 하고 돌아가면 연극제 의미가 반감될 수밖에 없어요. 공연 시장을 만들어야죠. 부산 공연을 보고 싶다는 해외 팀들의 요청이 적지 않았어요. 근데 부산국제연극제 땐 부산 공연은 없죠. 국내외 연극인과 기획자들이 서로 만나 교류하는 장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늦었다고 성급하게 갈 생각은 없습니다." 김 위원장은 배짱이 좋아 보였다. 사실 1977년 배우로 연극계에 첫발을 디딘 김 위원장은 극단 '부산레파토리시스템'에 쭉 몸 담았다. 하지만 당시 연극계를 보고 밥벌이부터 마련해 놓자는 심정이었다고 한다. 대학원에 진학해 식품공학을 전공하며 연극계 활동을 이어 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극단 살림을 맡고 행정 일도 보게 됐다. 그런 이력이 부산연극협회 회장에 나서게 했고, 2004년부터 9년간 세 번 연임을 하는 인연으로 이어졌다. 부산연극제 창작 초연 방식 도입, 연극협회 재정 건전화, 연극인 해외 연수 등이 연극협회장 시절 그가 일궈 낸 업적들이다.
부산국제연극제 조직도 한층 짜임새 있는 '열린 조직'으로 바꾸겠다는 생각이다. 부산국제연극제에 공연할 해외 연극을 골라 올 프로그래머를 집단화하는 방안도 그 중 하나다. 김 위원장은 "한 사람의 주관적 눈으로 연극을 선택해서는 좋은 연극을 고를 수 없다. 다양한 시각으로 좋은 연극을 골라 오겠다. 시민들이 골라 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그는 새로 구성할 집행위원회에 무게를 더 실어 주겠다는 생각도 밝혔다. 김 위원장은 "기존 집행위원회는 대부분 보고만 받았을 뿐이었다. 앞으로는 모든 안건을 집행위원회 승인을 받아야 진행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겠다. 집행위원회 의결사항이라면 제 뜻과 달라도 따르고, 책임은 제가 지겠다"고 밝혔다.
아무래도 부산국제연극제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김 위원장 생각이다. 돈 더 달라고 떼 쓰려는 건 아니다. 연극제의 본질적 문제와 관련이 있다.
"부산국제연극제는 구심점이 없었어요. 지금껏 극장 공연 형식으로 왔던 건 예산 부족 때문이었어요. 하지만 어느 축제나 거리나 야외에서 펼쳐지잖아요. 부산국제연극제는 앞으로 광안리를 거점 삼아 야외극이나 거리극 형태로 치러 낼 겁니다. 필요한 예산을 따기 위해 부산시도, 국회의원도 부지런히 찾아다니겠습니다."
김영한 기자 kim01@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