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려라 춘천마라톤] 개성고·동래고 출신 마라톤 클럽
'抗日로 맺어진 65년 우정' 나누며 뛴다
김왕근기자 입력 : 2005.08.04 09:35 29'
▲ "우리는 친구" 춘천마라톤에 참가하는 부산의 망월마라톤클럽과 백양마라톤클럽 회원들이 한강 둔치에서 함께 달리고 있다.
부산 개성고(구 부산상고)는 지난 1895년 개교 이후 110주년 역사를 자랑한다. 부산 동래고는 그보다
3년 젊은 107년 역사를 갖고 있다. 이 두 학교 동창들이 만든 망월 마라톤클럽과 백양 마라톤클럽이
오는 10월 23일 조선일보춘천마라톤에 나란히 참가한다. 동래고에서는 문한영 한양대교수(34회),
‘달리는 의사회’ 회장인 이동윤 외과의원 원장(47회), 클럽 회장인 유맹석 동아렌트카 사장(45회), 훈련대장 김상현 동양공전 겸임교수(47회) 등 32명이 출전한다.
개성고는 훈련팀장 신용찬 부산동고 교사, 박행오 구덕고교 교사 등 57회 졸업생을 중심으로 20여명이 달린다.
두 학교는 지난 1940년 11월 23일 발생했던 속칭 ‘노다이 사건’ 때부터 ‘항일’로 맺어져 왔다. ‘노다이 사건’이란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개최된 전력증강국방경기대회에서 일본인의 편파 판정에 항의하여 동래고와 부산상고 학생 1000여명이 조선독립만세를 외치며
부산역까지 시가행진을 벌인 것. 100m 달리기와 수류탄던지기 등 15개 종목 경기에서 심판관인 일본인 배속 장교들이 편파 판정으로
일본인 학교를 우승시키자 일부 학생들은 배속 장교인 노다이의 관사를 습격했다. 그중 15명이 구속됐고 2명이 옥고로 숨지는 등 피해가 컸다.
부산시는 2004년 경부이어달리기 마지막날이었던 11월 23일, 골인 지점인 부산 부산진구 초읍동 성지곡 어린이대공원에서 기념탑 제막식을 거행했고 이날을 ‘부산항일학생의거 기념일’로 지정했다.
두 클럽 중 먼저 결성된 것은 망월 마라톤클럽이었다. 지난 2002년 춘천마라톤에 출전했던 11명의 동래고 동문들은 클럽을 결성하고
“겨레의 역사와 동문의 우정을 잇고자” 2003년 제1회 경부이어달리기를 거행했고 지난해 개성고 동문들도 클럽을 만들면서 동참했다.
동래고의 김상현 훈련대장은 “두 학교의 우정이 춘천마라톤을 뛰면서 더욱 굳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 발췌 임환무(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