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만의 졸업-항일운동 제적 故박두호(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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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국
2007.02.21 12:30
80년만의 졸업-항일운동 제적 故박두호씨
동래고, 명예졸업장 수여
20일 치러진 부산 동래고교 제83회 졸업식
에는 특별한 순서가 마련됐다. 1928년 항일
운동을 하다 제적된 고 박두호(3회) 선생의
명예졸업장이 80년만에 수여된 것이다. 이
날 고인의 명예졸업장은 그의 아들이자 동
래고 27회 졸업생인 박정무(75) 씨가 대신
받았다. 아들 박 씨와 동기인 동래고 27회
25명은 최근 모교에 진정서를 제출해 박두
호 선생의 명예회복을 요구했고 이에 따라
학교 측이 '명예졸업자 심사위원회'를 구성
한 뒤 명예졸업자로 의결, 이번에 명예졸업
장을 수여하게 된 것이다.
박두호 선생은 1928년 대동맹 휴학 등 일제
강점기 재학 중 모두 7차례의 동맹휴학을
주도해 정학처분을 받았고 결국 1928년
5학년 마지막 학기를 눈앞에 두고 제적되는
바람에 학교를 졸업하지 못했다.
당시 담임교사는 "박두호가 아무래도 졸업
하지 못할 것 같은데 반성문이라도 쓰면
손을 써보겠다"며 "항일운동으로 교칙을
위반한 것을 반성하며 황국신민으로서
천황 폐하께 충성을 다하겠다는 내용을
반성문에 써라"고 요구했지만 선생은 반
성문 쓰기를 거부, 끝내 제적당한 것이다.
선생의 서류상 제적 사유는 '가정형편상'
으로 적혀 있다.
아들 박 씨는 모교의 학적부를 뒤져 부친이
5년의 전 과정을 마친 것을 확인한 뒤 이번
명예졸업자 선정 결과를 이끌어냈다. 박 씨는
"당시 부친이 항일학생으로 제적당했다는
낙인이 찍혀 해방될 때까지 취직도 하지
못해 가족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면서
"선친의 명예가 회복돼 감개 무량하다"고
말했다.
동래고 측은 "학교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고
후배들의 귀감이 될 수 있도록 이번과 같은
명예졸업자들을 적극 발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출저 : 국제신문 정유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