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시절 볼보이를 하면서 지켜보던 경기장이었다. '나도 언젠가는 저곳에서 뛰겠지'라는 꿈을 키우며 노력했는데 그 첫발을 내디뎠다."
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의 또 한 명의 '미래'가 K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주인공은 구단 유소년시스템 코스를 밟아 올 시즌 부산에 입단한 공격수 김지민(19)이다. 유소년클럽 출신으로는 미드필더 구현준에 이어 두 번째이지만 구현준(88회)은 중학교 때 학교선수로 구단에 합류한 경우이고 순수하게 유소년클럽 출신이 프로에 데뷔하기는 김지민(88회)이 처음이다.
김지민은 지난 16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펼쳐진 부산과 FC 서울의 경기에 후반 29분 방승환과 교체 투입돼 경기가 끝날 때까지 그라운드를 누볐다. "사실 교체멤버에 이름을 올렸지만 큰 기대는 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후반전에 감독님이 준비하라는 말을 듣고는 매우 떨렸지만 막상 경기장에 들어가니 2군에서 뛰는 것처럼 금세 안정이 됐어요."
동래고 시절부터 줄곧 청소년 대표팀을 오가며 맹활약하는 김지민은 R리그에서도 10경기에 출장해 1골 4도움을 기록하며 공격 포인트 부문에서 상위에 랭크돼 있다. 동래고 시절에는 팀 득점의 3분의 1을 도맡아 해결하던 스트라이커로 명성을 날렸다. 지난달에도 일본에서 열린 국제친선대회에 19세 대표로 참가했다.
김지민은 이날 데뷔전에서 20분 가까이 활약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후반 추가시간에는 20여m를 단독 드리블해 슈팅까지 연결했다.
그는 "돌파하는 순간 골문을 보니 구석 빈자리가 보였다. 그곳을 보고 찔러넣는다는 기분으로 슈팅을 날렸는데 비 때문에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아 골키퍼 손에 걸렸다"며 아쉬워했다.
시즌 초 1군 무대에서 뛰는 게 목표라던 그는 이제 출장시간을 늘리고 골을 넣는 것으로 목표를 수정했다. 그는 "여태껏 유소년클럽에서 많은 것을 배웠으니 열심히 뛰어서 팀에 보답하는 선수가 되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안익수 부산 감독은 "어린 선수지만 부족한 부분을 스스로 느껴보라고 중요한 경기에 투입했다. 김지민은 앞으로 성장해 부산의 공격을 책임져야 할 선수다. 좋은 동기부여가 되었을 것"이라며 "어디까지 성장할지 모를 정도로 앞날이 기대되는 선수"라고 격려했다.
부산은 현재 골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홈에서 5경기 연속 무득점이다. 김지민이 다양한 공격 옵션을 원하는 안익수 감독의 비장의 카드가 될지 주목된다.
국제신문
안인석 기자 doll@kookje.co.kr
2012-09-18 2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