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복(27회) 뉴욕주립대 교수 특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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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복(27회) 뉴욕주립대 교수 특강

3,611 사무국 2013.08.02 09:18
서울대 교수들, 權益만 찾고 희생은 부족… 학생들은 학점벌레 돼 쉬운 강좌만 몰려"
 


한상혁 기자




입력 : 2013.07.16 03:03

[서울대 초빙석좌교수 4년… 김성복 뉴욕주립대 교수 특강]

-"봉사 안하는 서울대 교수들"
"교수들이 학생들에게는 적극적으로 배우라고 말하면서 적극적으로 지도하진 않아"










김성복 미국 뉴욕주립대 역사학과 석좌교수.


"교수들이 자기들 권익, 입장만 찾아 고집하고 있습니다. 법인화를 통해 어느 정도 자율성은 얻었지만 '갑작스러운 기적'이 찾아올 것처럼 기다리고만 있습니다."

서울대학교 자유전공학부 초빙석좌교수로 지난 4년여 재임했던 김성복(80·사진) 미국 뉴욕주립대 역사학과 석좌교수가 오연천 총장과 부총장·단과대학장·주요 연구소장 등 서울대 주요 보직교수들 앞에서 교수·교직원·학생 등 서울대 구성원 전반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본지가 15일 입수한 녹취록에 따르면 김 교수는 지난 12일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열린 학사위원회에 참석해 '밖에서 본 서울대의 과제와 대응책'이란 주제로 20여분간 특별 강연했다. 김 교수는 서울대 교수들에 대해 "대학을 위한 봉사, 희생 등 태도에서 발전이 없다"며 "교수들이 학생들에게는 적극적으로 배우는 사람이 되라고 가르치면서, 교수들이 적극적으로 학생들을 지도하는 패턴은 정착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그는 "한 가지 예로 교수 연구실에 아직도 면담시간(office hour) 표시가 안 돼 있고 이렇게 해서는 학생들로부터 존경을 받지 못할 것"이라며 "교수가 학생들과 밥 먹는 자리를 갖는 것보다 숙제를 더 많이 부여하면서 공부를 더 많이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김 교수는 서울대가 2012년 법인화된 이후 그에 걸맞은 발전을 이루지 못했다고 지적하면서 "대학 구성원들이 법인화에 대한 기대만 너무 커 법인화를 통해 어떤 '갑작스러운 기적'이 찾아올 것처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유행하는 융합학문 연구에 대해 "학문의 융합과 절충은 역사를 거꾸로 가는 것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교수는 "융합과 절충은 19세기 이전까지 학문의 일반적 패턴이었으나 20세기 들어 경제학·사회학·정치학 등으로 학문이 세분화됐다"면서 "다른 학문 분야와 만나서 교류하는 것은 좋지만 아무런 생각 없이 융합하는 것은 안 된다"고 했다.

김 교수는 이어 "서울대의 논문·저서 평가 내용이 피상적이고 단순한 경우가 있는데 평가자들이 자세하고 날카롭게 비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 학생들에 대해서는 "학생들이 자꾸 학점 벌레가 돼 쉬운 강좌만을 수강하려고 한다"며 "교수들이 이것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15일 본지와 통화를 갖고 "외부인 입장에서 오랫동안 서울대를 가까이에서 봐온 느낌을 이야기한 것"이라며 강연 내용에 대해 부연 설명했다. 그는 "법인 서울대는 법에 의해 예산을 지원받으면서도 독자적인 법인격을 갖는 특수한 형태인데, 구성원들이 법인화의 본질과 의미에 대해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고 했고,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설립을 비롯해 학내 분위기가 '융합'에만 치우쳐 있다는 것도 지적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대가 성과와 잠재 가능성에 비해 저평가된 면이 있는데, 교수들이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면 세계 수위권 대학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도 밝혔다. 김 교수는 2011년 한 인터뷰에서 "서울대 교수들이 학문보다 술·정치에 관심을 갖는다"고 비판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김성복 교수

서울대를 졸업하고 미 국무부 장학금으로 위스콘신대에 유학, 미국사 전공으로 미 대학 석좌교수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윌리엄앤드메리대, 일리노이주립대를 거쳐 1973년부터 뉴욕주립대 교수로 있다. 2008년 이장무 당시 서울대 총장이 초빙하면서 서울대와 인연을 맺었고, 인문대 조직진단 평가단장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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