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래고가 재현고를 꺾고 왕중왕전 16강에 진출했다. 사진은 동래고 김현욱 ⓒ강일혁
동래고가 재현고를 3-2로 꺾는 대역전극을 벌였다.
동래고는 3일 거제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2013 대교눈높이 전국고등축구리그 왕중왕전’ 32강전 네 경기에서 가장 빛난 팀이었다.
전반전에는 잦은 패스미스로 동래고 특유의 세밀한 플레이가 이뤄지지 못했다. 재현고의 압박수비에 고전하며 높게 띄워주는 패스로 일관한 것. 경기 초반에는 재현고가 분위기를 가져갔다. 동래고의 패스플레이가 살아난 것은 전반 30분이 넘어갈 무렵이었다. ‘벌떼군단’의 첨병인 김현욱이 좌우 측면 공간으로 날카로운 패스를 뿌리기 시작했다.
후반 10분에 재현고의 주포인 정현균이 역습 기회를 골로 연결시키며 동래고의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었다. 정신이 번쩍 들어서일까. 동래고는 추격 의지를 더욱 불태웠다. 그리고 후반 24분, 동점골을 성공시키며 빠르게 따라붙었다. 코너킥 상황에서 짧은 패스를 받은 김현욱이 곧바로 낮고 빠른 크로스를 올렸고 조형준이 쇄도하며 머리로 받아 넣었다.
재현고도 당하고만 있지 않았다. 동래고의 파상 공세에 역습으로 맞서는 한편, 세트플레이에서 위협적인 공격을 펼쳤다. 팀의 두 번째 골도 코너킥 상황에서 나왔다. 원준연의 득점으로 재현고가 다시 앞서나가려는 순간 또 다시 동래고가 뒷덜미를 잡았다. 후반 32분, 김현욱이 빠른 발로 재현고의 골라인을 타고 돌파에 이은 슈팅으로 다시 동점을 만들었다.
후반 들어 4골이 터진 난타전에서 결정타를 날린 쪽은 동래고였다. 이번에도 김현욱의 발끝에서 시작되었다. 미드필드에서 골문으로 길게 연결한 패스를 우동민이 트래핑 후 감각적인 칩샷으로 골키퍼를 넘긴 것. 이날의 결승골이었다.
“역전승을 거둬서 두말할 것 없이 기분 좋습니다. 딱 지금처럼만 경기해준다면 더 이상 바랄게 없겠네요. 전반전에는 패스가 자주 어긋났는데 날씨가 추워지고 이른 시간 경기라 몸이 덜 풀렸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가 추구하는 패스 중심의 경기를 잘한 것 같습니다. 전반전이 끝나고 상대를 파악한 부분에 재빨리 대처했던 것도 주효했습니다.” - 동래고 송세림(74회) 감독
송세림(74회) 감독은 모든 선수들이 잘해줬다고 강조하면서 팀의 주장인 김현욱(10번, 3년)을 “성실하고 솔선수범하며 순간 스피드와 킥, 드리블 모두 좋은 선수”라고 치켜세웠다. 1골 2도움을 기록한 김현욱은 단연 돋보였다. 단신이지만 빠른 스피드를 활용한 공간 침투와 창의적인 패스로 동래고의 대역습을 이끌었다.
“원래 역전승을 한 적이 많지 않아요.(웃음) 잔디 적응이랑 체력 문제로 몸이 무거웠고 상대 팀 공격수들이 빨라서 정말 힘들었어요. 하지만 마지막 왕중왕전인데다 전날 경기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한 미안함 때문에 끝까지 더 뛰었어요.” - 이하 동래고 김현욱 선수
“우리 팀은 ‘벌떼군단’이라는 별명이 참 어울리는 것 같아요. 포기하지 않는 모습과 뭉쳐서 하는 단합 플레이가 강점이거든요. 동료들과 함께 왕중왕전의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습니다.”
거제=윤거일(KFA리그신문)
사진=강일혁(KFA리그신문)
---- 이 기사는 대한축구협회 KFA리그 신문에서 가져온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