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하 저항의식 상징 '부산 학생의 날' 지정돼야 합니다 "
부산항일학생의거 기념사업회 강대민(48회, 총동창회 고문) 이사장
"부산항일학생의거는 부산시민들의 저항 의식을 상징하는 역사적인 사건입니다."
부산항일학생의거기념사업회는 22일 부산항일학생의거 73주년 기념식을 거행했다.
이날 기념사업회는 부산진구 초읍 어린이대공원 내 부산항일학생의거기념탑 앞에서 73주년 기념식을 가진 후 경성대 누리소강당에서 전국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부산항일학생의거는 지난 1940년 11월 23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열렸던 '제2회 경남 전력증강 국방경기대회'에서 동래고보(현 동래고)와 부산제2상(현 개성고) 학생 1천여 명이 일본인 심판의 편파 판정에 항의해 거리시위를 벌이고 '노다이' 육군대좌의 관사를 습격한 사건을 말한다.
이 사건으로 두 학교 학생 200여 명이 체포돼 15명이 구속되고 2명은 결국 옥고로 숨졌다.
1940년 심판 편파 판정 항의 동래고·개성고 학생 1천여 명 노다이 日 육군대좌 관사 습격 200여 명 옥고 치른 역사적 사건 73주년 기념식·학술세미나 개최 내년부터 범시민 행사 확대키로기념사업회를 이끌고 있는 강대민(60·경성대 사학과 교수) 이사장은 학술세미나에서 '일제강점기의 민족문화의 단절과 계승'을 주제로 기조 발제를 맡기도 했다.
강 이사장은 "부마항쟁 등으로 표출된 부산 민주화 운동의 뿌리는 부산항일학생의거에서 찾을 수 있다"며 "하지만 청소년은 물론 상당수 부산시민들이 이 의거의 역사적인 가치를 제대로 모르고 있어 무척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부터는 학생의거 기념식을 부산시민들이 대대적으로 참여하는 범시민 행사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강 이사장은 이를 위해 그동안 비영리단체로 등록됐던 기념사업회를 비영리 사단법인화하는 등의 준비를 해왔다.
"올해도 마찬가지였지만 부산항일학생의거 기념식은 주로 이 의거와 관련이 있는 동래고와 개성고 동문 위주로 진행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단법인화를 계기로 앞으로는 기념행사를 다양화할 계획입니다. 특히 의거에 참여하고도 아직까지 공훈을 받지 못한 애국열사들을 발굴해 공훈을 받도록 할 계획입니다
."강 이사장은 특히 내년 기념일에는 부산항일학생의거를 주제로 한 학생 독서경연대회와 부산시민이어달리기 행사 등도 마련할 예정이다.또 의거가 일어났던 11월 23일을 '부산 학생의날'로 지정하기 위해 부산시민들의 공감대를 모아가는 활동도 적극적으로 전개할 예정이다.
부산항일학생의거기념사업회는 지난 2003년 부산항일학생의거기념탑 건립을 추진했던 부산지역의 인사들이 결성한 단체로 그는 발족 초기부터 이사장 직을 맡고 있다.
경성대 한국학연구소장도 맡고 있는 강 이사장은 "일본 정치인들은 아직도 100여 년 전의 만행을 반성하지 않은 채 여전히 독도 소유권을 주장하는 등 우리 민족의 역사를 훼손하고 우리 국민들을 우롱하고 있다"며 "자라나는 부산의 청소년들에게 민족적인 정체성, 부산 사람으로서의 자긍심을 심어주기 위해서라도 부산항일학생의거일을 하루빨리 학생의 날로 지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영철 기자 cyc@busan.com사진=정대현 기자 jhy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