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떡궁합’ 이정협-슈틸리케, 이정도면 운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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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안산] 유지선 기자 = 이정도면 ‘운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돌아온 황태자’ 이정협(86회, 26, 울산 현대)이 레바논전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에 곧바로 ‘골’로 응답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24일 오후 8시 안산에 위치한 안산 와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바논과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7차전 홈경기서 1-0으로 승리했다.
:: 이정협, 슈틸리케호의 '황태자' 입증...임팩트 있는 한방
이날 승리로 한국은 조별예선 7경기를 모두 무실점 승리로 마치면서 ‘무실점 연속 승리’ 타이기록을 세웠다. 새해 첫 단추를 만족스럽게 꿴 것이다. 물론 시작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한국은 압도적인 경기를 펼치고도 레바논의 밀집수비에 막혀 좀처럼 골문을 열지 못했고, 골 결정력에서도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난세에 등장한 영웅이 있었으니, 바로 이정협이다. 후반 24분 황의조와 교체된 이정협은 경기 종료를 1분 남겨두고 천금 같은 결승골을 터뜨렸다. 하마터면 무실점 승리에 제동이 걸릴 뻔했던 한국은 극적으로 터진 결승골 덕분에 신기록 도전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슈틸리케 감독도 이정협의 득점이 터진 후 아이처럼 방방 뛰며 기뻐했다.
사실 이정협은 부상 이후 부진논란에 시달려왔다. 부산 아이파크를 떠나 울산 현대로 둥지를 옮겼지만 팀에 완전히 녹아들지 못했고, ‘이정협 활용법’은 여전히 울산이 풀어야할 숙제로 남아있다. 이날 경기서도 득점이 터지기 전까진 무릎을 탁 칠만한 활약을 보여주진 못했다.
그러나 공격수는 ‘골’로 말하는 것. 이정협은 대표팀만 오면 훨훨 날았다. 이정협도 경기 종료 후 취재진과 만나 “대표팀에만 오면 좋은 것을 얻어가는 것 같다”고 신기해했을 정도다. 실제로 감독과 선수 사이에는 유난히 궁합이 잘 맞는 이들이 있다. 거스 히딩크 감독과 박지성, 최강희 감독과 이동국이 대표적인 예다.
:: 슈틸리케 감독과 '찰떡궁합' 자랑하는 이정협
슈틸리케 감독에겐 이정협이 그런 선수다. 2014년 말 슈틸리케 감독의 눈에 띄어 대표팀에 발탁된 이정협은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모두가 궁금해 하는 선수였다. 그러나 시작부터 남달랐다. 지난해 1월 사우디아라비아전(2-0 승)서 교체 출전해 첫 A매치를 치른 이정협은 데뷔골을 터뜨리며, 당시 상대의 자책골로 간신히 리드를 유지하던 한국의 자존심을 지켰다.
2015 호주 아시안컵 대회서도 마찬가지였다. 조 1위 진출이 달려있던 호주전서 결승골(1-0 승)을 터뜨렸고, 이라크와의 준결승전(2-0 승)서도 결승골을 터뜨리며 한국의 결승행을 이끌었다. 그동안 A매치서 터뜨린 4골 중 3골이 승부의 향방을 가른 결승골로, 슈틸리케호의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온 이정협이다.
이정협은 레바논전 경기를 마친 뒤 “슈틸리케 감독님이 좋은 말씀을 해주신 덕분”이라면서 “아래로 너무 내려와서 플레이하지 말라고 주문하셨는데, 그대로 따랐던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며 슈틸리케 감독에게 공을 돌렸다. 첫 발탁부터 꾸준히 슈틸리케 감독의 신임을 받고 있는 이정협, 애제자의 활약 덕분에 슈틸리케 감독도 어느 때보다 활짝 웃을 수 있었다.
사진= 윤경식 기자, 대한축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