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超철강’ 이끈 ‘수처작주 CEO’…‘미래소재기업’ 혁신 불지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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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超철강’ 이끈 ‘수처작주 CEO’…‘미래소재기업’ 혁신 불지피다

860 77김성룡 2022.02.21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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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eadership 클래스


- ‘포스코홀딩스’ 지주사 체제 대변혁 선봉… 최정우 회장


‘재무·기획·전략’ 잔뼈 굵어…미래기반 다질 구원투수 등판

“2030년 기업가치 3배이상 높일것” 주주들 신뢰 이끌어

2차전지 소재 등 가시적 성과…작년 창사이래 최대 실적 달성


지난 50여 년 동안 ‘제철보국(製鐵報國·철을 만들어 국가에 보답한다)’의 정신으로 한국 경제 발전의 큰 축을 담당해 온 포스코가 ‘글로벌 친환경 미래 소재 선도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대전환기를 맞고 있다.


포스코는 오는 3월 2일 지주회사 체제로 지배구조를 전면 개편한다. 철강사 꼬리표를 떼고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로 새롭게 출발한다. 포스코 민영화 이래로 지난 22년 동안의 가장 큰 변화다.


포스코홀딩스는 앞으로 상장사 자격을 유지하며 친환경 미래 소재 전문그룹으로 도약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나갈 예정이다. 기존 철강 사업은 물적 분할을 통해 신설하는 철강 사업 자회사로 분사한다. 물적 분할에 대한 증권시장 전반의 비판적 여론에도 지난 1월 28일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는 출석주주 89.2%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안건이 통과됐다. 친환경 미래 소재 그룹으로의 변신을 통해 2030년까지 기업 가치를 현재의 3배 이상으로 높여 놓겠다는 비전에 주주들이 손을 들어 준 것이다.



▲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2019년 10월 그룹 신성장동력의 핵심인 리튬 사업 현장인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Hombre Muerto)’ 염호의 리튬 추출 데모플랜트 건설 현장을 방문해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최정우(왼쪽 두 번째) 회장과 최태원(〃 세 번째) SK그룹 회장이 2021년 포항에서 도시락 나눔 봉사활동을 하는 모습. 포스코 제공


이 같은 변화를 이끄는 전면에는 2018년 포스코 회장에 오른 최정우(65) 회장이 있다. 최 회장은 포스코홀딩스 출범 준비를 위한 ‘경영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를 지난 4일 발족하고 직접 TF장을 맡아 진두지휘하고 있다. 포스코 안팎에서는 TF가 결국 포스코홀딩스의 전신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TF 산하에는 경영전략팀·친환경미래소재팀·미래기술연구원 등을 두고 있다. 경영전략팀장을 맡아 지주사 전환 실무를 총괄하고 있는 전중선 포스코 전략기획본부장이 최 회장을 도와 포스코홀딩스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이 포스코를 세계적인 철강사로 키운 ‘철강왕’, 고 청암 박태준(1927∼2011) 명예회장의 묘비 앞에서 “당신께서 씨를 뿌려 놓으신 제철보국을 넘어 글로벌 친환경 소재 선도기업으로 거듭나 인류의 번영과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가는 데 기여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해온 다짐을 본격적으로 실현에 옮기는 순간을 맞고 있다.


◇개혁파 출신이 쏘아 올린 ‘초(超)철강’ = 최 회장이 9대 회장에 오른 2018년 7월 당시, 포스코 안팎에선 ‘파격적’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비(非)엔지니어’ ‘비서울대’ 출신의 내부 인물이 회장에 오른 것은 당시 포스코켐텍(포스코케미칼의 전신) 사장을 맡고 있던 최 회장이 처음이었다. 최 회장은 부산 출신으로 동래고등학교를 거쳐 부산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비서울대’ 인물이다. 직전 20년 동안 포스코 회장 가운데 서울대 출신이 아닌 인물은 없었다. 유상부(서울대 토목공학과)·이구택(서울대 금속공학과)·정준양(서울대 공업교육학과)·권오준(서울대 금속공학과) 등 전 회장 모두 서울대 공대 출신이었다. 당시 최 회장 손을 들어 준 CEO 후보추천위원회는 “철강 공급과잉과 무역규제 심화 등 업계 전체가 어려운 환경에 직면해 있고, 비철강 그룹사업에서도 획기적인 도약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낙점 배경을 밝혔다. 창립 50주년을 맞은 당시 포스코는 공급 과잉, 중국의 거센 도전,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대두 등 대내외 환경 변화로 인해 더 이상 철강 사업에만 안주할 수 없는 상황을 맞고 있었다. 신사업을 발굴하고 미래 성장 기반을 다진 ‘구원 투수’가 절실하게 요구되던 시점이어서 다방면에 능통한 최 회장이 적임자로 꼽힌 것이다.


최 회장은 그룹 내에서 ‘재무통’ ‘기획통’ ‘전략통’으로 꼽혀 왔다. 1983년 포스코로 입사해 재무실장을 지냈다. 2016년 권오준 회장 체제에서는 그룹 컨트롤타워 격인 가치경영센터의 수장을 맡아 그룹 전반의 구조조정을 주도했다. 2017년에는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다. 더욱이 그만큼 ‘탈철강’ 경험을 쌓은 인사도 포스코에선 많지 않다. 2008년에는 포스코건설에서 경영기획본부 경영전략실장을 역임했으며, 2014년에는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인터내셔널) 기획재무본부장을 맡았다. 2018년에는 2차전지 소재 사업을 영위하는 포스코켐텍 대표를 맡았다.


최 회장이 가치경영센터장을 맡던 시기에 포스코는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쳤다. 2017년 한때 71개였던 국내 계열사는 38개로, 181개에 이르렀던 해외 계열사는 124개로 줄였다. 그 결과 7조 원 규모의 누적 재무개선 효과를 거뒀고, 해외 법인들과 포스코건설 및 포스코에너지는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최 회장은 강한 추진력과 전략가로서의 면모를 보여 줬다.



당시 면접을 담당했던 CEO 후보추천위 소속의 사외이사들이 최 회장을 선택한 것도 그룹 전반을 관통하는 그의 폭넓은 경험과 사업 추진 능력을 높이 샀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최 회장이 현장을 누비면서 경영 쇄신, CEO 역할, 조직문화, 경영 전략, 사회공헌 등 분야별로 꼼꼼하게 적어 온 2권의 경영 아이디어 노트가 사외이사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후문이다.


◇“미래 성장 토대 다져” = 지난해 3월 최 회장 연임을 승인한 이사회는 “구조조정을 통해 그룹 내 사업의 균형적이고 안정적인 성장기반을 구축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철강 사업의 회복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2차전지 소재 등 신성장동력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미래 기업가치 향상에 기여한 점을 높이 산 것이다. 재계 역시 최 회장이 포스코의 미래 성장 기반을 확실하게 다지고 이제는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려놨다고 평가했다.


포스코는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연결기준 매출은 76조3320억 원, 영업이익은 9조2380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2.1%, 284.4% 증가했다. 포스코가 주력 사업인 철강 부문을 넘어 2차전지 소재, 수소, 친환경차 부품을 중심으로 한 미래 친환경 소재 사업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 시작한 데다, 건설·에너지 등 글로벌인프라 부문에서도 고른 성장을 보인 데 힘입은 것이다. 포스코케미칼 역시 양극재 본격 양산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재무 건전성도 어느 때보다 딴딴해진 상황이다. 포스코의 현금성 자산등은 최 회장 취임 첫해인 2018년 말만 해도 10조 원대에 그쳤으나 지금은 70% 이상 늘어난 18조 원대에 달한다. 최 회장이 코로나 19 불확실성에도 미래 핵심 사업인 2차전지 소재나 수소 사업에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하도록 했던 ‘뚝심’도 재무 건전성에 대한 재무통 특유의 자신감에서 나오는 것으로 주변에선 보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앞으로 철강과 2차전지소재, 리튬·니켈, 수소, 에너지, 건축·인프라, 식량 등을 7대 핵심 사업으로 정하고 집중적으로 투자할 방침이다. 특히 2차전지 소재 사업은 철강 사업에 버금가는 핵심 사업으로 키워 나갈 계획이다.



최 회장의 좌우명은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이다. ‘어느 곳이든 주인의 마음으로 최선을 다한다면 지금 머무는 곳이 바로 참된 세계’라는 뜻이다.



△1957년 출생 △동래고 △부산대 경제학과 △포스코 가치경영실장 △포스코 최고재무책임자(CFO) △포스코켐텍 사장 △포스코그룹 회장△세계철강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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