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월산악회 2023년 송년산악회 동참기
100년 전통의 망월산악회가 2,000년대 르네상스를 이룬 것은 동래고 30대 기수 선배님들이 그 중심에 있었다는 데는 이의가 없다.
이때 국내외 유명 산들을 오르내릴 때 막내 산꾼이었던 내가 이제 나이 팔순을 맞이하는 최고참이 되어 있으니 세월은 챰 많이 흘렀다.
어느 가수가 불렀던 유행가 가사처럼 "고장 난 벽시계는 멈추었는데 저 세월은 고장도 없나 ~ ~ ~" ㅠ ㅠ
얼마 전 망산의 2023년 정기총회에 참석하면서 그때 그 시절 추억에 젖어 든다, 기라성 같은 선배들이 성황을 이루어 후배들은 귀퉁이 빈자리도 찾기 힘들었던 때의 왕성했던 산악활동은 보기 힘들어 지고, 그 선배님들의 앞자리에 내가 앉아 있으니 덜컥 두려움이 앞선다. 선배가 되지 말고 그냥 후배로 남고 싶어지는 마음이다.
다행히 금년 정총에는 내가 존경하던 35회 이만수 선배님이 돌연 참석하여 나는 최고참 딱지는 떼었지만 30대 기수에서 70대 기수까지 선후배의 명맥을 이어 가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최대한 동참하려고 늘 건강관리를 하면서 후배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선배가 되려고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주말 2023년 망산의 송년산행은 먼 산보다 가깝고 쉬운 산행을 위주로 하겠다는 집행부의 방침에 따라 창원의 저도 비치로드와 해양드라마 세트장을 트레킹 하는 코스로 정한 것은 노선배를 배려? 한 산행이 아닐까 해서 참석해 보니 40대 기수가 무려 13명이나 참석하여 버스 2대에 55명의 산꾼들이 동참하는 연말 기획 산행으로 대 성공이다.
오늘은 겨울이지만 가을 같았던 포근한 날씨가 계속되다가 지난 밤부터는 갑자기 영하로 떨어지는 추운 날씨로 돌변했다. 두툼한 방한복으로 무장하고 명륜동 집결지에서 후배들과 반갑게 인사를 주고 받은후 우리는 시간 맞춰 창원의 최남단 구산면의 저도로 향하며 김민규(63회) 신임 회장의 인사말과 산행대장의 산 이야기를 듣는 사이 저도 주차장에 도착했다.
기념사진을 찍고 저도 연륙교를 건너니 바다 위에 해변을 안고 저도를 한바퀴 돌게 만든 나무테크가 길게 조성되어 있다.
테크에서 바라보는 창원 앞바다의 맑은 물은 학창 시절 모교 교정의 프라타나스 나무 그늘 아래에서 친구들과 즐겨 불렀던 남해 바다를 예찬한 가곡 "가고파"가 생각나 흥얼거리게 만든다.
"내 고향 남쪽 바다 그 파란 물 눈에 보이네 꿈엔들 잊으리오 그 잔잔한 고향 바다 ~ ~ 지금도 그 물새들 날으리 가고파라 가고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