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돋이 앞에서 (축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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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돋이 앞에서 (축시)

2,007 오봉 2016.01.08 18:03

해돋이 앞에서

                     이 성 호 (40회,시인) 


그것은 점 하나다.

전신(全身)으로 뚫고 선다.

빨갛게 물이 들어 열어 놓은 틈 사이로

뾰족이 내민 젖가슴 온 바다를 쥐고 있다.

 

꽃잎일까. 실눈일까.

숨을 죽인 한 순간이

한 자리 붉게 더 붉게 숨을 할딱이면서

온 세상 한데 조인다.

붉게 숨을 몰아 쥔다.

 

들머리 빼꼭히도 열어젖힌 이랑 위로

저 꽃잎 열린 송곳 어스름 털어내고

힘 실어 떠올린 바퀴 반 넘어 솟구친다.

 

둥글게 테를 돌려 솟아오른 하늘 위로

온갖 광채 바늘 혀끝 동경(銅鏡) 되어 뚫고 있다.

환하게 박차고 올라 두둥실 위로 떴다

 

동해물 너른 들녘 건져 올린 불덩이다.

한 민족 얼굴 씻고 모두모두 모여오라

새해의 큰 물굽이로 세계사에 우뚝 하라.

 

병신(丙申) 원단(元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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