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말을 잊습니다. - 이 희생이 헛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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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말을 잊습니다. - 이 희생이 헛되지 않기를

2,571 김유일40 2014.04.23 23:41

지난 진도 앞바다 세월호 침몰로 유명을 달리한 분들의 명복을 빕고 유가족님들께 위로의 말씀을 보냅니다.

더우기 수학여행가던 고 2학년의 불행을 보고 가슴이 먹먹해지고 눈물이 가로 막아 할 말을 잊습니다.

저를 포함하여 우리 모든 어른들의 잘못으로 다시는 이런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문화를 바꾸어야 할 것입니다.

이윤추구에만 급급한 기업가, 어물적 넘어가는 정부관리, 적당히 가르치는 교육자, 자기만 챙기는 성급한 성인들. 

 

낡은 배를 사서 선실을 증설하고, 값싼 인력을 적당히 채용하여 안전교육은 개념도 없이 운영하는 선사 - 이런 기업은 확 마!!!

체면치레도 안되는 임금으로 근무한다고 받은 만큼도 일하지 않는 직업의식이나 개념이 없는 선장과 선원들 -  우째야지요???

온전치 못한 배를 그냥 합격이라고 적당히 넘어가주고 어깨에 힘주는 관리들 - 이제는 뒷돈은 물론이고 자리도 내놔야지요!!!

실종자 가족이 아니면서, 대표라고 나서는 똑똑한 양반, 청와대로 가자고 앞장서 선동한 양반 - 너무 넘치고 너무 잘 났네요!!!

SNS로 유언비어를 퍼뜨리며 즐기는 젊은이들, 그리고 청소년들 - 남을 배려하는 교육을 안 시킨 스승과 부모 잘못이지요!!

그럼 나는? 30년 동안 교직에 있으면서 안전교육은 고사하고 안전이란 개념을 설명한 적도 없으니 - 할 말이 없어야지요.

 

그래도 조그만 위로가 되는 것은 학생을 탈출시키려 동분서주하다가 순직한 승무원 박양과 교사 한분 - 따뜻한 눈물이 납니다.

 

이번 참사는 연속되는 여나문 가지의 누적된 잘못이 원인일진데, 이는 정상적인 상태에서 일어날 수 있는 우연이 아니라

우리의 기본이 안 되어 있기 때문에 나타난 필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이 논리가 비약된 것이라면 좋겠습니다.

논리가 비약되었든 아니든, 이제는 기본을 바로 세워야 할 때가 된것 같습니다. 

 

외형적인 확대보다 내실을 기하고, 급한 것보다 천천히 가면서 원칙대로 가는 것을 최선의 가치로 알게 해야지요.

이기심만을 추구하지 말고 남을 배려하는 약간의 이타심도 가지는 것을 미덕으로 알도록 교육해야지요.

 

어린 생명 250여명을 포함한 300여명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우리의 정신문화를 기본적으로 개조해야 합니다.

조금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리는 국민 건망증이 재발한다면 우리는 영영 희망없는 국민이 되겠지요.

눈에 보이는 몇가지 처방이나 여론을 잠재울 몇가지 피상적인 조치만으로 이를 넘긴다면 불행이 반복될 것입니다.

 

시스템을 정비하여 운영의 기본 틀을 갖추고, 이런 틀을 모든 사람이 알수 있도록 초등학교부터 교육시켜 몸에 익히도록 만들며,

이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돌아가는지를 확인하는 감시 과정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쓰고 보니 참 그럴사하네요. 그런데 지금까지 시스템이 없었을까요. 있는데 시스템이 엉터리였을까요.

 

아마 아닐 것 같네요. 시스템도 있고 운영 규정도 있을 겁니다. 많은 공무원과 학자가 잘 만들었을 겁니다.

그렇다면 운영 규정과 질서를 지켜야 한다는 기본적인 준법정신이 해이해진 것이 아닐까요.

규정이나 질서를 지키지 않는 것에 아무런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거나 일반 관용으로 치부하는 것이 아닐까요.

나쁜 결과가 표출되지 않으면 그냥 넘어가고, 지켜서 손해보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지요.

내가 손해보지 않으면 비정상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것을 기본적으로 바꾸어야만 합니다.

내가 약간의 손해를 입어도 정상적으로 처리하여야 시스템이 돌아간다는 생각이 가장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이러한 기본적인 생활관의 변화는 각자의 철저한 자성과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기본적인 습관의 변화는 간단한 것 같으나, 문화를 바꾸는 일이라 우리 스스로 합심하여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답답한 마음에 몇자 적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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