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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2,146 오봉 2016.01.13 12:37

         낙동강

                           이 성 호 

           

대박을 꿈꾸는 새벽

누가 줄을 잡고 있나.

초성(初聲)의 머뭇거린 속삭임을 묻어 두고

발 뻗는 시원의 계곡

잠을 설친 황지연못

 

남으로 향한 걸음

멀리 앞을 바라보며

서로 다른 온도차를 눈금으로 다독이며

산모롱 초집들조차

문을 열고 반겨 맞다.

 

날리는 금빛 갈기

소리소리 넘던 산을

그 옛날 읽어가던 초연(硝煙)의 벌도 지나

펼쳐진 서경의 가락

굽이굽이 껴안는다.

 

잣대로 금을 그어

숨바꼭질 하던 생태

마음 편히 모실 그날 손꼽아 헤아리며

풀어 본 갑론을박(甲論乙駁)

속에 넣어 보채다가

 

건너 온 700여길

매듭 풀어 탄탄대로

물길도 세월도 한 굽이로 모여와서

겨레의 대동맥 짚어

한바다를 열 젖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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