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와 북한이 함께 기념한 5.18
현산 13-05-18 21:52
남북한이 유일하게 뜻을 함께 한 광주 5.18기념식
5.18 광주를 추모하고 기념하는 행사가 오늘 남북한에서 동시에 개최되었다.
특히 북한에서는 ‘최고 존엄’ 이 참석하는 아주 중요한 행사로 받들어져 전국적으로 수일간에 걸쳐 개최되고,
북한에서 가장 크고 훌륭한 것에는 5.18호로란 이름이 붙는다고 한다.
24시간 초긴장 무력대치하고 있는 남북한이 의기투합한 유일한 장면이다.
대한민국에서는 박근혜대통령이 참석했다. 모처럼 남북한이 화해를 이룬 아름다운 장면인가?
그래서 궁금한 게 있다.
뭘 추모하고 기념하기에 그 살벌한 남북관계가 이렇게 아름다운 통합과 화해를 이루었나?
그럼 광주 호남사람들이 그토록 목 메이게 부르고 싶어 하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면서
당시의 광주 5.18을 따라가면,
지난한 남북관계도 이렇게 쉽게 통합을 이루는 건가?
그들이 말하는 ‘진정한 민주화’며 통일도 그렇게 하면 이루어지는 거여?
그런데 이 간단한 남북통일의 길을 누가 왜 막고 있나?
이런 중요한 행사에 더구나 대통령이 참석했는데도, 사실상의 주인인 광주 5.18단체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주인장이 더 없는 귀빈을 불러놓고도 자리를 뜬 것이다. 상상할 수 없는 몰상식이다.
그 이유가 ‘임을 위한 행진곡’을 기념식 주제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란다.
그럼 그 추모와 기념의 자리에서 이 노래를 빼면,
당시 5.18 광주의 숭고한 뜻을 기리고 이행하는데 결정적인 문제가 있다는 건가?
윤상원은 광주해방구의 상징인물
임을 위한 행진곡의 주인공은 도청을 점령 사수하다 죽은 윤상원 추모곡이다.
그는 끝까지 광주를 해방구로 지키고자 했으나, 도청탈환에 나선 공수부대 특공조에게 사살되었다.
그래서 도저히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는 것이다.
광주사람들이 ‘산자여 따르라’며 윤상원을 추모하고 그 뜻을 기리는 게 그리도 중요하다는 건,
지금도 윤상원이 이루지 못한 뜻을 따르겠다는 것 아닌가?
그럼 지금도 대한민국으로부터 독립 선언한 그때의 해방구를 그린다는 건가?
임을 위한 행진곡은 새 세상을 위한 투쟁가다.
가사와 곡이 모두 시위 데모군중들 가슴에 단박 뜨거운 피가 돌게 하는 뛰어난 명작이다.
사설의 대가 백기완을 거쳐 문장의 대가 황석영 손에서 윤상원을 추모하는 이 불후의 가사가 탄생했다.
황석영이 이 명작을 김일성에게 진상, 북한에서도 높이 받들어 모시는 5.18 추모곡이 되었다.
북한에서 그 가사의 “임”은 윤상원에서 김일성으로 승화되었다.
지금도 그 새날을 위하여 흔들리지 말고 나아가고 싶은가?
<임을 위한 행진곡>
1절, ~ 새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
2절, ~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
3절, ~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동지는 간데없고 깃발만 나부껴.새날이 올 때까지.
그럼 오늘 대한민국에서 광주 호남이 북한과 함께 같은 꿈꾸고 있는 새날은 어떤 세상인가?
33년 전 광주를 무정부상태로 만들고 대한민국을 위기로 몰아넣었던 광주사람들이
북한과 함께 그 5.18을 기념하는 것도 모자라,
대한민국을 향해 진격하자는 이런 노래를 지금도 북한과 함께 꼭 그렇게 목 메이게 불러야 하는가?
5.18 광주에서 죽고 다친 경찰과 군인은?
이런 의문과 함께 또 하나 떨칠 수 없는 의문이 있다.
5.18 기념식에서는 그때 광주사람들 손에 죽고 다친 경찰과 군인들에 대해서도 추모하는가 하는 것이다.
억울한 죽음이라면 오히려 그들이 더할 것이며,
유족들의 피멍과 슬픔으로 치더라도 그들이 더할 것이다.
광주사람들의 희생은 대부분 자신의 의지에 따른 것이지만,
이들은 자신의 의지와 전혀 상관없는 죽음이기 때문이다.
5.18 광주기념식이 그 새날을 위한 투쟁에서 죽고 다친 사람들을 위해서만 추모하고,
그 뜻을 이어 나아가겠다는 결의를 다지는 자리라면 그들만의 자리가 되어야 한다.
그들에 의하여 죽고 다친 경찰관과 군인은 다 같은 국민임에도
단지 그들 투쟁을 방해한 개죽음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런 기념식이라면 대한민국이 참여할 자리는 아니다.
이들의 원한을 풀지 않고 어떻게 5.18 광주기념식에 화해와 상생의 이름을 붙일 수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