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태극3차 만복대 산행

산행후기

홈 > 지역모임/동호회 > 망월산악회 > 산행후기

산행후기

지리산 태극3차 만복대 산행

2,926 임환무39 2015.07.08 21:44

메르스 공포가 전국에 번지면서 산악회의 정기 활동까지 위축시키는 상태에 이르렀다. 망월산악회도 6월21일 가리왕산 무박 산행이 8월로 미루어지면서 산꾼들의 장단지가 근질근질 하던차에 740차 지리산 태극3차 남원 구례구간의 만복대코스를 운행한다.

나는 어제 동기 농장에서 비닐하우스 세우기 작업을 도우느라 무리했는지 허리가 뜨끔거려고 피로가 겹쳐 산행을 망설였지만 내가 존경하는 망월산악회의 큰형 35회 강만수 선배님의 팔순생신 기념축하 산행을 겸한다기에 기꺼이 참가했다.  


전북학생수련원 입구에서 발대식 

7월 7일 일요일 동래보건소앞에 모인 50명의 대원은 관광버스와 승합차 2대로 7시 산행기점인 남원시 운봉읍 공안리로 향한다.

김경택(58회) 산행대장은 버스 안에서 산행코스를 안내하며 오늘 태극 3구간은 13.5km 7시간걸리는 A조와 7.3km 4시간의 B조로 운영하는데 기온이 높은 하절기 장거리 산행은 무리하지 말라며 A코스 희망자를 파악하니 13명이다. 나도 B코스를 타려고 했는데 강만수 선배님이 A코스를 선택했다. 나는 강선배님의 뒤만 따르기로 하고, A코스 산행기점인 전북학생수련원 입구에 하차하여 간단히 몸을 풀고 산행을 시작한다. 여기서 부터 고도 1,107m 세동치까지 오늘의 최대 난코스다. 나와 강만수 김효열 두분 선배님과 특회원 서여사, 후미를 맡은 손봉상(43회)대원이 한조가 되어 헐떡이며 세동치까지 고전한다.


 

세동치에 도착한 필자


오늘 타는 지리 태극종주는 인월에서 덕두 바래봉을 거쳐 만복산 성삼재까지의 서부능선과 세석을 거쳐 천왕봉까지 주능선, 웅석봉과 수암산을 타고내리는 동부능선이 태극모양을 한다고 해서 붙인 약 80km가 넘는 종주코스로 지리산을 탄다는 야망의 산꾼들이 꿈에 그리는 코스다. 나도 이코스는 한번 타야지 하면서도 이리 저리 미루다 1~2차는 놓치고 오늘 3차 서부능선에 끼어들어 녹음방초 우거진 7월의 지리산 자락애서 응석을 부리고 있다. 오늘 타는 코스는 전남북에 걸쳐있고 남원시 운봉읍, 주천면, 산동면을 포함 2개도 3개읍면을 품는다.


태극종주 코스 


세동치까지는 고도 천여 m로 한시간만에 주파했으니 땀이 범벅이다. 겨우 첫고비는 넘겼다, 지리산 태극3차 서부능선 10여km는 대체로 육산으로 완만한 산길이라 산행이 부드럽다. 세걸산( 1,216m)에 올라서니 지리산의 주봉들이 아련히 뽀얀 안개에 휩샇??정말 아름답다. 



세걸산에서 바라본 지리산의 영봉들


고리봉(1,305m)에 오른다. 고리라는 이름은 문고리 등과 같이 동그랗다는 말로 한문으로 환봉이라고 한단다. 서부능선에는 큰고리와 작은 고리봉 두개가 있다. 내리막길의 정령치 주차장에 도착하니 관광객들의 자동차가 줄지어 주차해있다. 적량치는 구례와 남원을 잇는 861번 도로의 달궁삼거리에서 고기리로 넘어가는 산 마루에 있어 지리산에 접근성이 좋아 사시사철 관광객으로 북적데는 곳으로 봄에는 덕두 바래봉의 철죽감상을 하려는 산꾼들의 차량으로 몸살을 앓는 곳이다. 여기서 대기중이던 우리 승합차로 산행중에 속이 거북해 탈출하는 후배 대원을 싣고 내려갔다. 


 

적령치 휴게소에서 후미대원들


정령치 휴게소 출발이 오후2시, 남은 거리 7km를 3시간에 돌파해야한다. 산에서 보통 걸음으로 대략 30분에 1km를 걷는다. 부지런히 걸어면 3시간 반 걸리니 산행종점 성삼재주차장까지 5시에 도착하려면 시간이 빡빡하다. 운행속도를 높여야한다. 만복대까지 1시간 20여분 두번째 고난의 코스를 마친다. 온몸이 땀 범벅이다.



만복대에서

 

만복대(1,438m)는 지리산 서부능선의 최고봉이며 오늘 산행의 주봉이다. 풍수지리학적으로 만복을 품고 있는 길한 봉우리 답게 정상이 펑퍼짐한곳에 암석이 잘배치되어 조경이 잘된 정원같은 포근함이 있다. 겨울에는 설산으로, 봄에는 철쭉으로 여름에는 운해와 우거진 숲으로, 가을에는 단풍과 갈대로 꾸며지는 백두대간의 아름다움이 으뜸이라 많은 산꾼들이 즐겨찾는 곳이다. 특이한 것은 지리산의 그 많은 산봉중에 이곳은 봉(峰)자를 쓰지 않고 대(臺)자를 쓴다. 부산도 태종대, 이기대 몰운대등 8대 관광지에 대자를 쓰지 않는가. 지리산에도 그 많은 봉중에 제일이라 하여 만복대라 이름 지어지지 않았나 싶다.



숲이 우거저 터널을 연상하게 한다.

 

3시10분 만복대를 출발한다. 성삼재까지는 완만한 내리막길이라 어렵지 않는 산길이다. 여름의 서부능선은 환상의 산길이다. 나즈막한 숲은 한사람이 지나갈 정도의 터널을 만들어 놓아 정글숲을 걷는 기분이다 혹시 반달곰이라도 나타나면 어떻게 하나 걱정을 해본다. 산길도 육산이라 1m넓이의 흙길 위에 마대포를 깔아놓아 푹신 푹신한 카펫을 걷는 기분은 상상을 초월하는 트레킹 코스다. 지리산의 주능선은 곳곳에 딱딱한 나무테크를 만들어 놓아 지치는데 여기는 포근함이 깃든다. 묘봉치에 다달아 동행하던 강만수 선배님이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나도 후미그룹에서 벗어나 선배님을 따라갔지만 결국 따라잡지 못하고 작은 고리봉(1,248m)까지 도착했다.



산행길에 깔아놓은 마대포가 카펫같다,

 

멀리 성삼재를 넘고 있는차량들의 거친 머플러 소음이 들려 목적지가 멀지 않았구나 싶다. 지금 시간이 4시 30분, 남은 거리 1km는 내리막길이니  약속시간에 도착하려면 빡빡하다. 냅다 달려 주차장에 도착한 시간이 정각 5시다. 강만수 형님은 벌써 도착하여 쉬고 계신다. 오늘 산행거리 13.4km를 정확하게 7시간 걸려 산행을 마쳤다. 후배들이 권하는 하산주로 얼려놓은 맥주와 수박으로 갈증을 푼다. 



정확하게 오후5시에 성삼재 휴게소에 도착한 필자

 

대원들이 놀란것은 오늘 팔순을 맞은 노 선배님이 그 먼산을 목목히 여유롭게 타시는 강인한 체력에 한번더 놀란다, 그리고 우리도 그 건강비법을 전수받고 싶습니다. 내나이 70이니 문득 나도 10년후 선배님 같이 산을 즐길수 있을까?. 

오늘 팔순을 맞는 선배님의 건강을 위해 우리 후배들은 생신케익에 불을 부치고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 드릴 뿐입니다. 

우리 대원 모두는 진심으로 선배님을 사람합니다. 



팔순을 맞으신 35회 강만수 형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