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짜, 고생기

산행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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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후기

초짜, 고생기

2,201 손진호(61) 2010.01.18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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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손진호(61회), 백암산 등반에 처음으로 아내와 같이 참가하여 후미를 굳건히 지키며, 제일 늦게 도착하여, 온천에서 많은 선배후배님의 눈총을 한 몸에 받았던 놈(者)입니다. 그러나 간만에 너무나 즐거운 산행 이었습니다. 선배님들 감사합니다. 수고 하신 회장님, 총무님을 비롯한 임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망월 산악회에 참여하게 된 계기를 마련해 주신 김동숙 선배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또한, 처음 참석하는 산행에 동기들이 많이 있어 좋았습니다. 안전한 산행을 도와 준 동식이, 산악회를 소개해주고 안내해준 웅이, 처음 만났는데도 스스럼없이 대해준 동환이, 하산할 때 함께 해준 종헌이 고맙다.


  2003년 통영에서 근무할 때 낚시를 배워 가지고 즐겁게 혼자서 잘 놀았는데(참고로 제 낚시 기록은 감성돔 43센티, 농어 70센티, 참돔 85센티, 부시리 1미터 정도입니다.) 요즘 들어 마눌님이 불평이 심한 것 같아 같이 할 수 있는 산행을 본격적으로 취미로 삼기로 결심하고 기왕이면 동문회 활동도 하고 산행도 할 겸 망월 산행에 참가 하기로 했다. 그 이전에도 산행을 꾸준히 다닌 적도 있고 직장내 산악회를 쫓아 다닌 적도 있었다. 2000년 경에는 거의 빠지지 않고 약 2년간 매주 고당봉을 올랐다. 특별한 사정이 있어 등산을 못한 주는 머리가 아프고 출근하기도 싫을 정도 였다. 그러나 그때에도 항상 후미는 나의 차지였다.  그러다가 오랜만에 다시 등반을 시작하게 되어 약간 걱정도 하였지만 용기를 내어 참석해 보았다 과연 걱정대로 그놈의 과체중과, 저질 체력 덕분에 등반내내 후미를 지켰다. 그러나 후미는 후미대로 여유가 있어 좋았다. 뒤에서 쫓아오는 사람이 없어 사진도 찍고 후미들 끼리 대화도 나누면서 올라갔다. 갈 수 있어서 좋았다.


  11시 15분경 발대식을 하고 바로 산행시작, 처음에는 길게 늘어진 뱀처럼 꾸물 꾸물 천천히 올가간다. 이정도면 따라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점점 간격이 벌어지기 시작하더니만, 어느 순간 앞의 사람들이 사라졌다. 한참을 가다가 마눌 왈 (선배님들분께는 죄송한 말이지만......)  “할아버지들이 축지법을 쓰시는 가배 정말 빠르네“라고 한다.  그래도 처음 점심 먹을때 까지는 뒤에 몇 명이 있어 후미는 면할 수 있겠지 하고 점심을 먹고 그래도 최 후미는 면해야 겠다는 생각에 먼저 출발했다.  그런데 그것이 실수 였다 한참을 가다가 길을 잘못 들어 헤메이는 사이 버스에서 먹은 매실 쥬스에서 아직 회복하지 못한 권영대(64회)마저 앞질러 가고 뒤에서 시끄럽게 떠들어 대던 김정환(61회), 묵묵히 따라오던 이웅도 앞질러 간다. 이때부터 김동식 후미대장과 행동을 같이 하였다.  힘이 들어 바닥만 쳐다 보고 갔는지 아내가 쓰러진 나무 그루터기에 이마를 들이 받았다. 동식으로부터 마데카솔 얻어 바르고 다시 출발. 가는 곳곳에 눈이 있어 좋았다. 


정상을 약 30분 앞두고 정상으로 가는 길과 하산하는 길과의 갈림길에 도착했다. 아내는 내려 가려는 눈치가 보인다 나도 맴이 약해 내려갈까 하고 있는데 선두가 이미 정상에서 내려오고 있다. 안되겠네 내려 가야겠다 하고 있는데. 동식이 “기왕 온김에 정상은 한번 밟고 가야제 아직 산행대장이 안 내려 왔으니께 선두가 내려 온 것은 아니다“고 우긴다. 나도 내심 조금 아쉬움이 있어 그런가 그러면 가는 데까지 한번 가보자라고 하고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한 10분 정도가니 이번엔 산행 대장님이 내려 오신다. 이번에는 동식 왈 그래도 아직 올라가지 못한 분들이 많을 것이니 계속 한번 가 보잔다. 나도 못 이기는 척하고 계속 올아가서 더디어 정상에 올랐다. 


정상에서 사진 몇판 찍고, 이제부터 내려 가는디 아이젠을 하고 가니 미끄러 지지는 않고 잘 내려 갈수 있었다. 그러나, 한 절반 쯤 내려 오는 중에도 처음으로 아내가 엉덩방아 한번 찍고, 다음에 내, 그 다음에 동식이 차례로 한번씩 미끄러 졌다.  내려 오는 도중 무전기를 통해 계속 후미가 어딘지 누군가가 체크를 한다. 안전이 걱정되서 그러 시겠지 하고 내 자신을 위로해본다.  괜히 미안해진다. 동식이가 잘 못한 것이 아니고 우리가 느려서 그런것인데.......  하지만, 붉은 빛깔을 띤 아름드리 소나무들, 꽁꽁언 계곡의 풍경, 폭포 등 볼거리가 많았다. 그런 와중에도 사진도 또 찍었다. 후미가 아니면 못했겠지.......


 아무튼 산행을 시작한지 약 6시간 만인 5시 10분경에 기다리던 사람들의 눈총을 한 몸에 받으면서 산행을 마치고 미안해서 그냥 출발하려고 했는데 누군지는 모르지만 목욕은 하라고 하신다. 그러시면서 목욕시간 5분이다. 하신다. (부담 100배!!!!) 안에 계시는 분들도 빨리 나오라는 말 전하라 하신다. 어찌 됐건 어메 기쁜거 아내 보고는 30분만에 나온나고 하니까 옷벗는데만 10분 걸린단다. 그라몬 40분까지 나오라니 아무말 없이 빨리 들어 간다. 목욕탕에서 동식이 가르쳐 준대도 온탕에 들어갔다가 냉탕에 들어가 근육을 풀어 주니 어메 좋은거.... 기분이 정말 상쾌했다. 열탕에는 물을 마실수 있도록 물컵이 달려 있었다. 목도 마르고 오기 전에 백암온천이 천식에도 좋다기에 세잔을 연거푸 마셨다. 그래서 그런지 목도 상쾌했다.


 얼른 샤워를 하고 온탕에 1번 냉탕에 3번 열탕에 3번 얼른 목욕을 마치고 나오니 정확하게 30분이다 휴 다행이네 그래도 빨리 목욕을 마쳤다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아내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미안해서 다시 목욕탕 앞으로 가서 기다리고 있었다. 정확하게 40분 되니까 부랴 부랴 나온다. 물어보니 온탕 한번 냉탕 한번 밖에 몬 들어 갔단다. 아쉽지만 우리의 잘 못이니 누구를 탓하겠까?.   즐거운 산행었습니다. 고맙니다. 망월 산악회 파이팅!!!



(기타사항)


- 산행 일정이 늦어 짐에도 마이 야단 안치시고 기다려 주시는 따듯한 배려가 느껴져서 고맙고 미안했습니다. 계속 참가 여부가 망설여 지는 순간입니다만 최선을 다해 볼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후미대장 김동식” 고맙다. 짐승의 언어로 계속 올라가자 우겨서 정상도 밟았고, 덕분에 안전한 산행 되었다. 그리고 발대식 할 때 몸을 풀기 위해 가벼운 스트레칭 등 준비운동도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좀 더 여유로운 산행을 위한 대책은 없을 까요?

 

(나머지 사진은 갤러리에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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