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백무동,장터목,천왕봉,법계사,중산리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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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백무동,장터목,천왕봉,법계사,중산리를 다녀와서

2,768 허장(29) 2009.10.04 13:59

지리산 ~~백무동,장터목,천왕봉,법계사,중산리를 다녀와서   글 허 장(29)


서기 2009년 8월 16일 오늘은 지리산 천왕봉 가는 날이다. 날씨가 좋겠다. 약간 설렌다. 우의를 넣을까 말까 몇 번씩이나 하늘을 쳐다보았다. 준비를 마치고 명륜동 전철역에 오니 관광버스가 2대 와있다. 역시 지리산이다. 백무동이다.

 

내가 언제 다시 천왕봉에 가보겠는가! 이번이 네 번째이다. 첫 번째는 오늘 이 코스 중 백무동에서 세석정, 거림 코스였고, 두 번째는, 성삼재-천왕봉-중산리 코스 중 세석정을 거쳐 거림으로 하산을 했다. 그때 43회 홍주환씨 권유로 무리한 산행은 하지 않았다. 세 번째는 2008년 6월 3일 무박종주 중산리-천왕봉-성삼재까지 종주에 성공을 했다. 그리고 네 번째가 바로

 

오늘 이 코스인 백무동-장터목-천왕봉-중산리까지 역시 성공이다. 차는 10시가 다 되어 백무동에 도착했다. 백무동은 온통 등산객으로 왁자지껄을 넘어서고 있다. 너무 많다. 차량 또한 너무 많다. 우리 망월산악회는 백무동 초입 길가에 서서 발대식을 하였다. 번호 끝이 73명이다. 오늘은 A팀, B팀, C팀으로 나누어 山行을 한다. 이사회, 회장단의 결정인 것 같다. 나는 솔직히 좀 씁쓸한 마음이다. 왜 山行을 왔으면 등산을 해야지~ 후배님들께 좋은 방향으로 동고정신을 촉구합니다.

 

여기가 백무동(白霧洞)이다. 흰 안개가 사시사철 끼어 있는 골짜기인 여기에서 왼쪽 코스는 장터목이고 그 오른쪽이 세석평전이다. 그리고 그 오른쪽이 한신계곡으로 이어진다. 드디어 山行은 시작되었다. 앞사람 등 뒤의 등산배낭과 등산복, 등산화의 브랜드가 무었인가 밖에보이지 않는 숨 가쁜 산행이 시작 됐다. 앞만 보고 냅다 뛰다 시피 하는 산행이다. 산행의 시종, 등산의 과정, 산길을 걸으며 나누는 대화, 산길에서 만나는 사람, 짐승, 새, 초목, 꽃, 잎새의 빛깔까지 음미하면서 하는 그런 산행을 하고 싶다.

 

하동바위까지 숨차게 올라가는데 40회 임영순 여사, 41회 김영해 고문, 산행대장 김성진씨가 보인다. 출렁다리를 건너 참샘까지도 몹시 가파르다. 능선까지 최악의 고행길이였다. 가다가 쉬다가 끈질긴 인내 끝에 드디어 능선에 올랐다. 하늘이 숲속에 보이면 그것이 능선이다. 자! 이제 장터목이 어디메뇨! 걷고 또 걷고 2시간 58분만에 드디어 장터목에 도착했다. 장터목에 장꾼은 없었다. 벌서 오래전에 장 다보고 내려간 모양이다. 그 대신 백무동의 안개가 따라 올라와 성시를 이루고 있는 산꾼들을 온통 덮고 있었다. 식당 안에서 버너로 점심을 해 먹는 사람, 장터목은 지금 점심식사에 한창이다. 나도 식당 안에서 간단히 식사를 하고 B코스쪽 하산 길을 확인하고 A코스 천왕봉을 향해 45도 고지를 오르기 시작했다.

 

'이야! 어떻게 올라갈까?' 그러던 중 마침 길옆에서 식사를 하던 35회 강만수, 김효일 두 후배님이 "형님! 왜 인제 오십니까?" 참말로 두 후배님은 어떻게 그렇게도 다정하게 일거수일투족을 같이 할 수 있을까? 동기애에 대한 모범표창을 총회 때 꼭 해 주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여기서 잠깐 나의 山行戰術 세가지를 소개합니다. 첫째, 고지를 향해 올라갈 때는 맘속에 20보 단위로 하나둘~스물을 세면서 올라갑니다. 둘째, 평지 혹은 능선을 지날 때는 최대한 미친 듯이 속력을 냅니다. 셋째, 쉴 때는 선채로 잠깐 잠깐 쉴 때가 많지요, 그리고 오래 쉬지 않습니다. 이렇게 하면 선두그룹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자주 만나게 됩니다. 목적지에 도착해 보면 그래도 10위권 안에 도착이 됩니다. 젊은 후배님들과의 경쟁은 안 되니까요. 이렇게라도 해야지만이 낙오를 면할 수 있으니까요.

 

천왕봉이 멀지 않았다. 痛天門에 도착했다. 마침 같이 가던 44회 이동암 후배님이 사진 한 장 찍어주네요. 천왕봉!!(1,915m) 그 얼굴이 맑지 못하네요. 지난 해 6월 3일엔 그렇게도 비, 바람이 세차게 불어 정상에 서 있지도 못하게 하더니 오늘은 백무동 안개를 끌고 올라와 천왕봉 전체가 안개 속에 묻혀 버렸다. 그래서 천왕봉은 '속으로 웃으면서 자기를 방문하고 만져보고한 그 많은 산꾼들을 안개와 만져주고 있구나' 과연! 천왕봉은 1915m의 웅장한 어머니임에는 틀림이 없네요. 뿌듯한 승리감! 자신감! 바로 우리 망월가족의 산행정신과 같습니다.

 

그런데 좀 아쉬운 것은 천왕봉 돌비석이 그 웅장한 母體에 비해서 너무 초라하게 작았다. 일출을 볼 수 있게 좀 더 컸으면 하는 바램이다. 1,915m 글씨도 작다. 아쉽다. 옆에 있던 산행대장 김성진 후배님이 내 카메라로 기념사진 한 장 찍어주네요~~ 아! 이제 언제 다시 천왕봉에 오겠느냐 자책을 하니까 옆에 있던 44회 이동암 후배님이 "날씨 깨끗한 맑은 날 다시 와야지요!"한다. 뒤이어 임영순 여사도 찍는가 보다. 여장부! 40회 임영순 여사! 이는 분명히 여장부입니다! 산행 결석은 없고요, 완주는 물론이고 산행 일가견을 갖고 있습니다. 여성회원들의 단합도 잘 이루고요...

 

우리 망월에서 하나의 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말이 나왔으니 우리 망월산악회를 보니까 부부동반 팀이 많습니다. 자랑할 만한 일입니다. 그중에도 특히 43회 김석조 후배님 부부, 50회 김종포 후배님 부부팀이 모범인 것 같습니다. 사전 준비에서부터 평소 건강 관리에까지... 아무튼 이런 좋은 현상은 우리 망월산악회의 자랑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또 내려갑니다. 절벽 같은 돌계단을 따라 한없이 내려갑니다. 앞으로 3시간! 비가 조금 옵니다. 돌계단 또한 미끄럽습니다. 

 

개선문 큰 돌기둥이 맞이해 줍니다. 또 내려갑니다. 차돌계단에 엉덩방아를 한번 찧고나니 걸음이 더 무디어 집니다. 나이는 못 속이는 것 같습니다. 이제 법계사에 도착했다. 법계사!, 적멸보종! 대웅전이 없는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곳! 이 웅장한 지리산 중턱에 자리잡은 법계사! 전설도 많고 역사도 오래된 법계사! "아뇩다리 삼약삼보리(正等覺)" 이 영원한 진리를 우리 '망산'도 조금은 알았으면 좋겠다. "우리도 지리산 정기를 받읍시다!" 망월은 영원해야하니까요.

 

나는 법계사에 들어 갔습니다. 임영순 여사가 한 걸음 먼저 와서 관음상, 신장상 앞에서 절을 올리고 있었다. 나도 그 방향을 향하여 삼배를 올리고 절을 둘러 보았다.  불교경전 지장경, 화엄경, 금강경 등 내가 무었을 알랴마는 법계는 있는 것입니다.  이제 로타리 산장에 도착했습니다. 피로한 몸을 쉬고 있는데 B팀이 내려와 합류한다. 나는 다시 슬그머니 일어나 혼자 하산이다. 발걸음이 무디다. 산행 계획표의 칼바위, 문창대는 볼 수 없었다. 아쉬웠다.

 

하산이 끝났나 했는데 대형버스 정류장까지 1.2Km! 마침 손봉상 고문님이 급히 내려오고 있었다. 단 둘이서 포장길을 걷는다. 2km는 더 되는 것 같다. 내가 칠선계곡 얘기를 했다. "손 고문! 칠선계곡은 사계절 중 언제가 제일 좋을까요?" 아무래도 가을이 최적기인 것 같다고 한다.  일곱 선녀가 목목하는데 짓궂은 곰이 선녀 옷을 감췄으니 승천은 틀렸지요. 세월이 흐른 끝에 선녀 옷을 사슴뿔에 걸어 두었으니 선녀들은 옷을 입고 승천대 폭포에서 하늘로 날라 갔지요.

 

그 후 하늘에서는 곰이라는 놈을 칠선계곡에서 쫏아내고 사슴에겐 좋은 열매를 먹게 했다는 전설. 언제 한 번 칠선계곡을 구경할 수 있을까 기대합니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미리 하산한 회장님, 수석부회장 박선화 후배, 전 회장 45회 김 환 후배님, 37회 양철모 후배님, 49회 한현근 후배님들 우리를 맞는다. 준비된 맥주 한잔 정말 시원했습니다.

 

1시간여 만에 버스는 불가마찜질방으로 이동, 목욕은 했는데 찜질방은 없었다. 어쨌든 흠뻑 젖은 내의, 양말 벗고 목욕을 하고나니 한결 살 것 같았다. 목욕은 정말 좋은 것이여!. 옆에 있는 식당으로 향했다. 저쪽 편에서 먼저와 자리한 41회 김영해 고문님, 42회 김동숙 고문님이 "허 선배님 이리로 오세요!" 하고 나를 부른다. 4인용 자리에 앉자 시원한 소맥 한 잔! 목욕 후 저녁 식사 전의 이 한 잔! "바로 이 맛이야!" 기분이 상쾌하다. 조금 있으니 후배님 기수마다 "위하여!, 위하여!"가 연발이다 드디어 47회 문흥만 회장님의 일성! "전부 술잔을 채워주세요!" "망산을 위하여!" "지리산 자락이 진동을 치는구나! 우리 망월산악회에 많이 많이 참여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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