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월산악회는 코로나19로 먼산을 탈수 없어 집행부는 이때를 노려 제843차( 2020.7.5) 근교산행으로 영남알프스 탐방을 계획하고 오늘 몸풀기로 배내고개에서 간월산을 오른 후 파래소폭포쪽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시행한다. 집결지 명륜역 보건소앞에 도착하니 산행참가자는 17명이고 30~40대 기수는 나와 김동숙(42회) 뿐이다. 집행부는 코로나19의 생활속 거리두기 지침을 최대한 지키기 위해 손소독제도 준비하고 굿투어관광의 16인승 솔라티와 스타랙스 승합차 2대를 배차받아 좌석이 널널하다.
8시에 출발하여 경부고속도로를 경유하여 배내고개까지 50여분 걸려 영남알프스의 우마고도로 불리는 배내고개(해발685m)에 도착했다. 우리가 도착한 배내고개는 아스팔트 도로가 잘 딱여 승용차를 타고 쉽게 넘나더는 고개이지만 엣날에는 이고개를 '오두메기' 또는 '장구만디'라하여 밀양과 원동에서 물목을 거두어들인 장꾼과 보부상, 소때를 모는 소장수들이 천황산 사자평을 지나 밀양 단장면으로 가거나, 위험하기 짝이 없는 층층절벽 얼음골 빙곡을 가로질러 언양장으로 오가는 험악하고 무서운 고개였다. 그래서 이 산길을 '저승길'이란 별명이 붙었나보다.
배내고개 팔각정 휴게소에서 산행에 앞서 집행부의 간단한 안내를 마치고 배내봉을 향하는데 초입부터 급경사로 배내봉까지는 70년대 철도침목같은 통나무를 계단으로 만들어 놓았다. 다행히 구름이 해를 가리고 선들 바람이 불어 배내봉(966m)까지 어렵지 않게 올랐다.
첫 고비 배내봉(966m)은 영남 알프스 심장부라 불린다. 1,000m가 넘는 가지산과 신불산, 간월산 등 영남알프스 명산들을 연결하는 고리로, 그조망이 좋아 이 코스를 하늘길이라 부르기도 했고 계곡이 깊어 한번 갖히면 살아서 내려온 사람이 없다 할 정도로 함준한 골짜기라 '저승골'이라는 별칭도 갖고 있단다. 배내봉 정상부에서 발원한 물은 작전천의 원류가 된다니 명산은 명산이다.
배내봉에서 간월산까지의 산행코스의 석남사쪽 북벽은 깍아 지른 단층 절벽이라 산길에 안전 로프 가이드가 설치되어있다. 내려다보니 아찔하다. 한참을 가는 데 절벽 난간에 흑,백 산양 두 마리가 우리 일행을 맞이한다. 이 산양은 방목을 하는 염소가 농장을 탈출했거나 진짜 산양일수도 있다. 아무튼 이 근처 사자평에는 목장이있었다.
등산로의 바위가 물을 머금어 미끄럽다. 이런 산길은 천천히 또박또박 걸어야 하는데 후배들의 걸음이 빨라 힘이 부친다. 내가 이산행의 최고참이 되니 얼마전까지 산행을 같이 하며 싱겁한 농담을 주고 받으며 호흡을 마추던 35회 김효일, 37회 양철모, 백홍기 등등 다정했던 많은 선배님들이 보고 싶다, 나이가 무었인지, 누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했던가. 그것은 늙음을 숨기려는 변명에 불과 하다. 독초는 먹어도 살아 남을 수있지만 나이는 먹으면 아무도 살아남지 못한다는 말이 생각난다.
오전 11시 30분쯤 산을 탄지 2시간 여 간월산(1,083m) 정상에 도착했다. 영남앞프스에는 두마리 공룡이 살고 있는데 한마리는 등억마을 쪽에서 간월산으로 올라오는 간월공룡이 있고 또 한마리는 신불산으로 올라가는 신불공룡이 있는데 오늘 간월공룡은 안개 속에서 간간히 등을 내밀면서 그 위용을 드러낸다.
간월산에서 10여분 간월재로 향하면 멀리 내리막길 끝에 간월재 광장이 보인다. 간월재는 가을이 낭만적이다. 20만㎡가 넘는 억새가 가을 바람을 타고 은빛 군무를 추는 모습은 가관이다. 그래서 매년 가을이면 간월재에서 억새대축제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려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지는 축재장이 된다.
간월재 중심의 원형 돌탑을 중심으로 넓직하게 목재택크 공연장이 있다, 간월재는 접근성이 좋아 오늘도 많은 등산객과 자전거 라이딩 족과 관광객이 여기서 어울린다. 우리도 야외용 목제 테이불을 두개를 잡아 준비한 점심을 먹는데 분위기는 산상 자연 노천 레스토랑이라고 이름 붙이면 이 분위기를 표현할 수있을까. 여기오니 하늘까지 확 개여 너무 좋다.
점심을 먹고 신불산 등산 A조와 하산 B조로 나누는데, 나는 오늘 체력이 한계라 B조에 합류했고 , A조 8명은 신불산(1,159m) 정상으로 올라가 파래스폭포쪽으로 하산하고, 우리 B조는 황봉골 임도를 따라 파래소로 향한다. 길은 차량이 왕래할 수있는 콘크리트 임도로 자연휴양림 상단까지 갈수있다. 중간쯤 오니 왕봉골 죽림굴이 있는데 이곳은 조선시대 기해박해(1839년)로 충청도쪽에서 피난온 천주교 신자들이 박해를 피해 이 천연동굴을 이용해서 생활을 해 온곳으로 지금은 천주교 성지가 되어 많은 신자들이 방문하여 기도하는 곳이다.
바로 아래 신불산 휴양림 상단 팬션이 있는데, 깊은 산자락에 뭍여있어 휴양하기 좋은 곳으로 이용료도 저렴하여 성수기에는 자리 잡기 어렵다고 한다. 여기서 부터는 임도를 버리고 숲길 산행코스가 있어 영남알프스의 명소 파래소폭포에 도착하니, 요즘 비가 자주 와서 폭포수도 시원하게 솓아지고 있다. 이 폭포를 보니 영남알프스의 명소 폭포임이 틀림없다. 폭포수에 발을 담그고 잠시 휴식을 취하며 부산 근교에 이렇게 훌륭한 등산코스가 있으니 멀리 고생하며 갈 필요가 있을까 싶다. 이런 산이 근교에 있음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하단 주차장에 내려와 하산한 A조와 합류하여 꽁꽁 언 맥주를 녹여 하산주 한잔 마시니 온 세상부러울 것 없는 좋은 산행이 되었다.
이번 산행을 준비하여 무사 산행을 운영한 망월산악회 집행부에 늘 감사한다
나의 휴대폰 산행기록은 산행시간 : 3시간 53분. 산행거리 : 12.17km.
39회 임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