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폰으로 찍어 선명치 못합니다.
손진호(61회)입니다. 세 번째 산행입니다. 더디어 꼴찌 탈피, 멋진 눈밭을 배경으로 단체 사진을 찍고 방심한 순간, 다시 사라진 선배님들을 찾아야 했다. 아마 쉬운 코스였기 때문이리라....
반찬도 가져오지 않았다. 카메라도 챙겨 오지 못해 핸드폰으로 찍으니 화질이 떨어진다. 출발후 버스안에서 이상국(61회)의 가오리 찜의 유혹을 견디지 못하고 막걸리도 한잔들 하신다. 난 등산 전 술에 대한 아픈 추억이 있어 등산 전에는 술을 자제한다.
좀 아쉬웠다. 등산후 목욕은 좋았는데, 저녁이 좀 부실하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나도 3번째지만, 오늘 저녁이 제일 부실한 것 같다. 하지만, 그래도 역시 즐겁고 유쾌한 산행 이었다. 53회 선배님이 많이 오셨다.
산행 출발전 일주일 전 쯤, 김동식(61회)으로부터 메일이 왔다. 이번주 칠보산 산행을 단체로 신청했다는 메일이었다. 마침 나도 신청할까 했는데 잘 됐다 싶었다. 갈까 말까 망설임을 들어 주었다. 하지만 3월 7일에는 결혼식이 있어 참석치 못할 것 같다.
산행 이틀 전인 금요일에 61회 동기들 모임이 있어 술을 좀 과하게 마셔 기권 할까하다가 그래도 최선을 다해 보기로 하고 토욜은 푹 쉴까 생각했는데,
장인 생신이라서 저녁에 간단한 행사가 있어 푹 쉬지도 못했다. 동기회는 약 20명 쯤 참석해서 재미있게 1차를 하고 2차는 맥주 먹고 3차는 또 유용하, 김태영, 나 이렇게 3명이서 소주 한 잔 더 하는 바람에 많이 무리를 한 것 같다.
다음 부터는 등산가기 전에는 술은 자제 해야 겠다.
오전 8시, 명륜동 전철역에서 버스를 타고 출발했다. 신청 인원보다 많이 와서 선배님들이 서 계셔서 마음이 불편했는데, 임원진에서 빨리 대처해서 봉고차 하나를 더 수배해서 다행이었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산행 신청을 꼭 해야 겠다. 경주 서라벌 휴게소에서 준비운동도 하고, 등산 출발지에 거의 도착 했는가 싶었는데 버스가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한다.
눈이 너무 와서 차량 출입이 통제 되었단다. 대형버스는 가기 어려워 갈 수 있는데 까지만 가고 봉고차로 출발지인 유금사 밑으로 이동하였다. 봉고차가 3-4번 왕복한 것 같다. 가는 길가에 보니 눈이 얼어 빙판이 형성된 곳도 많아 대형 버스로는 무리 인 것 같았다. 아무튼 그리해서 유금사 밑 출발지로 이동해서 눈이 많아 출발부터 아이젠을 착용했다. 눈이 더문 부산에서 살다보니 눈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선두에서 가는 분들은 눈이 많이 쌓여 길도 보이지 않고, 발이 아마 무릅까지는 빠졌을 것이다.
한 10여분 쯤 올라가다가 갈림길에서 산행 대장님은 오른쪽으로 가시고, 총무님은 왼쪽으로 가시면서 총무님이 하시는 말씀, 이쪽이 지름길인데 자신있는 분만 오라고 하신다. 난 당연히 오는쪽행, 산행대장님의 뒤를 따라 갔다. 그런데 잠시 후에 다시 되로 돌아 가라신다. 나중에 들어 보니 가다가 길이 없어 다시 돌아 왔단다. 아무튼 갑자기 뒤로 돌아 하는 바람에 나는 중간쯤에 서게 되었다. 그런데 눈이 많아 선두도 그리 빨리 올라가지 못하고 또한 앞질러 가기도 불편하여 그 대열이 계속 유지 되면서 나는 지난 두번 보다 휠씬 수월하게 뒤를 따라 갔다. 양고문님도 “오늘 산행 마음에 든다”라고 한마디 하신다.
드디어 점심시간, 종전 보다 늦은 시간인 1시 30분이 넘어서 점심을 먹었다. 아마 눈구경 하느라고 다들 정신이 없었던 것 같다. 점심을 먹는 중, 갑자기 나무 위의 눈이 쏟아져 양념통이 뒤집어 지는 등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누군가 말을 크게 해서 그 진동으로 눈이 떨어 졌다며, 살살 이야기 하자 신다. 이상국(61회)이 가져온 가오리찜과 여러 가지 반찬으로 맛있게 점심을 먹었다.
하지만, 우리팀은 어제 저녁에 늦게 준비 해둔 반찬을 가져 오지 않아서 다른 분들게 미안했다. 내가 챙기지를 못해 아내에게 큰소리를 치지도 못했다. 누구인지 잘 모르겠지만, 58회 선배님이신것 같은데(이글 보시면 다음부터 기억할 수 있도록 리플로 성함 좀 밝혀 주세요)
“난, 뭐 좀 있을줄 알고 여기 앉았는데 실수를 했다“고 농담을 하셔서 모두들 웃었다. 나중에 집에 돌아와서 원인을 파악해보니 반찬은 아내가 하고 챙기기는 내가 챙겼는데 하필이면 반찬통을 도마 뒤에 놓아 두어 내가 미쳐 보지 못해 가져 오지 못한 것이었다.
잘 됐다 싶어 나는 오히려 큰소리를 쳤다. ”이리 꽁꽁 숨겨 놓으니 만든 사람은 알지만 챙기는 사람이 어찌 알리요?” 라고... 그래서 챙기는 것 까지 아내가 하는 것으로 하였다.
점심을 다 먹고 다시 출발 설경이 점점 멋있어 진다. 눈도 점점 많아지고 경사도 급해진다. 조금을 올라가니, 더디어 유금치에 이러렀다. 유금치에서 약 10분동안 가니 칠보산 정상에 도착했다. 날씨가 꽤 맑은데도 역시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바다인지 수평선 지평선 구분이 없다.
시원한 풍광이다. 거기다가 눈까지 내려 있으니 김동식(61회)은 아예 눈밭에 누워 사진을 찍는다. 정상에서 우측으로 멀리 보이는 반달모양의 하얀 포말 파도가 일어나고 있는 모래사장이 보이는데 거기가 고래불 해수욕장이다.
내려오는 길에도 눈밭에 더러 누워 사진을 찍는 분들이 간혹 보인다. 계곡은 지난 번 처럼 꽁꽁 얼지 않고 벌써 녹아 물이 제법 많이 흐른다. 봄이 한 발짝 더 다가 온 것 같다.
버스타고 신광온천에서 목욕을 하니 기분이 날아 갈 것 같다. 온천물이 미끌 미끌한 것이 좋았다. 즐거운 산행이었다. 저녁을 먹고, 부산으로 출발, 도착해서 아이들 챙기고, 가방정리하고 자리에 누우니 11시쯤 되었다. 모두들 수고 하셨습니다. 동고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