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제45차 닭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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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모(37)
2005.04.22 15:49
백두대간 제45차 닭목재- 대관령 구간 산행기
11월 23일(일요일, 음력 10월 30일 庚子, 소설, ¤, -0.4°∼12.6°C)
무박 산행이 항상 그렇듯이 밤잠을 설치고 4시 반경부터 차 속에서 수선을 떨다 각자 적당히 행동식으로 배를 채운 후 5시 30분 하차하여 능선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오늘이 소설인지라 날씨가 차다. 냉기가 맹하던 콧구멍을 틔우니 정신이 번쩍 든다. 이 구간은 고루포기산(1,238m)과 능경봉(1,123m)을 거쳐 대관령 휴게소 까지 가는 도상거리 12km의 구간으로, 고랭지 채소 단지와 955,6m봉 능선을 오르다 한우목장을 끼고 돌아 계속 전진했다. 여명 속에서 풀을 뜯고 있는 양떼들의 모습은 환상적이었다.
철조망이 신경 쓰였으나 길과 목장 경계를 따라 오르다 왕산 제1쉼터 푯말 근처에서 강릉 쪽 동해 바다에서 찬란히 떠오르는 일출을 보고 최욱 고문의 선창으로 만세삼창을 힘껏 불렀다. 계속 서북 방향으로 전진했는데 지루하고 먼 길이 6,5km 정도였다. 드디어 고루포기산이다. 멀리 능경봉이 보이고 그 너머 대관령 능선이 파노라마 된다.
기념촬영을 하고 1시 방향으로 전진, 횡계 제2쉼터를 거쳐 제1쉼터, 그리고 내리막, 다시 오르막, 기복이 몹시 심하다. 다시 오르막에서 행운의 돌탑을 지나는데 다리에 쥐가 날 기미다. ‘아이쿠 큰일 났구나’ 생각하고 속도를 줄이고 발을 높이 들고 마사지를 하면서 걸었더니 다행히 증세가 사라져 정상 속도를 유지할 수 있었다. 드디어 능경봉 정상에 올라섰다. 사방 조망이 좋다. 이제 1시간 여 걸으면 대관령 휴게소, 힘이 솟는다. 북쪽으로 내려서니 대관령 옛길 입구(생수 받는 석조 시설물이 있는 곳)로 나섰다. 길이 넓어 무심코 51회 한의사인 송욱 군과 잡담하다 이상해 주위를 살펴보니 아차 탈출구를 지나 한참 횡계 쪽으로 내려섰다. 다시 생수터로 되돌아와 도로를 건너 버스가 서 있는 정류소에 도착하니 모두들 어디 갔다 오느냐고 쳐다본다. 미안하고 부끄러워 계면쩍은 웃음으로 응답하고 차에 올랐다(11시 30분 도착, 5시간 소요).
․ 에필로그 : 평창군 중2리에 하나 밖에 없는 ○○목욕탕에 들어가 옷을 벗고 목욕을 시작하는데 밖에서 모두 나오라는 전갈이다. 벌거벗고 탕에 들어가 있는데 나오라니... 인원파악이 안되어 다시 점검해야 한다고, 이 무슨 해괴망측한 날벼락인가. 별 목욕탕도 다 있구나 하고 나오려 하는데 총무와 합의를 보아 그대로 목욕하고 나오란다. 다행히 벌거벗고 점호하는 해프닝은 면했다. 그 대가로 어느 후배 누님이 경영하는 초원갈비(강원도 평창군 평창읍 중2리 소재, 033-333-3388)의 소고기를 먹었는데 맛이 천하제일이었다.
고문 양 철 모 37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