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속의 선운산

산행후기

홈 > 지역모임/동호회 > 망월산악회 > 산행후기

산행후기

안개속의 선운산

3,104 임환무39 2015.04.13 23:45

안개속의 선운산 


고창의 선운산은 원래 이름이 도솔산 이였는데 도솔산 아래 백제때 창건한 선운사가 유명해지면서 산 이름도 선운산으로 바뀌었단다,


선운사는 가수 송창식이가 불렀던 "선운사에 가신 적이 있나요"라는 가요에서 언젠가 선운사를 가봐야지 하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차에 오늘 식목일이자 청명한식날인 4월 5일 망월산악회를 따라 소원풀이를 한다. 


선운사에는 눈물처럼 후두둑 지는 동백꽃.. "이라는 노랫말에 나오는 동백꽃도 덤으로 감상할 기회가 생겼다.


집결지에는 오래동안 서울에서 활동했던 박승환(62회) 후배도 동래에서 변호사 개업을 하고 오늘 동참했다.

 

부산에서 고창 선운산까지는 길이 멀어 동래보건소 앞에서 7시 출발이다. 버스 2대에 72명의 산우를 태우고 남해고속도로를 따라 꼬박 4시간을 달려 고창군 해리면 월성마을 삼거리에 내려니 짙은 안개가 아스란히 길게 누어있는 선운산 줄기를 보여준다.


오늘코스에는 청룡산(314m)를 오르는 낮으막한 산으로 산행거리 9.4km를 4시간 반정도 쉬운 코스다. 



산행초입 목장 앞에서 발대식을 하고 희어재에서 좌측코스를 타고 안부에 오르니 시계 50m정도의 안개는 산 아래 조망은 막는다.

선운이란 산 이름과 같이 오늘은 사바세계를 떠나 안개속에서 신선과 함께 놀다 가라 한다.


안개가 비를 잔뜩 머금고 있어도 비는 내리지 않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안개속의 산은 기이하게 생긴 바위가 여기저기에서 불쑥 불쑥 나타나는데 맑은 날 보는 것보다 더 신비롭다. 



청룡산(314m)을 지나니 안개 속에 우뚝 솟아 있는 사람 얼굴 같은 큰 바위가 나타난다.

아하 이것이 산행대장이 눈여겨 봐라는 배맨바위다. 배맨바위라는 이름이 무슨 뜻인 줄 몰랐는데 배를 매었던 바위라는 것이다.

부두가에 심어놓은 계선주(Mooring Post)와 흡사하다. 안개로 확실한 모양은 보이지 않지만 그위용에 감탄한다. 맑은 날 다시 와보자며 아쉬움을 달랜다.



선운산의 산세는 암산(岩山)이다. 모퉁이를 돌아 나오니 천마봉의 낙조대다. 여기서 서해의 낙조를 감상하도록 목조 전망대를 만들어놓았다.


여기서 부터 급경사 하산 길이다 TV연속극 대장금의 최상궁이 뛰어내린 촬영장소의 기이한 바위도 장관이다. 경사50도의10m가 넘는 철재 사다리가 아찔하다. 



고도가 낮아지니 안개는 조금씩 겉이기 시작한다. 용문굴이 보이는 삼거리에서 우리 팀은 도솔암으로 하산한다.


도솔암은 선운사의 말사인데 내원궁이 있는 15m 높이의 칠송대 암벽에 보물 1200호인 마애불이 조각되어 있다, 마애불의 배꼽에 비결을 넣어두었는데 동학농민운동 직전 동학의 무장 손화중이 비결을 꺼냈다는 소문이 있는 장엄한 마애불이다.


절뒤로 내원궁으로 가는 계단이다. 올라가니 아담한 법당에 지장보살이 모셔져있다. 내원궁에서 내려다보는 전경이 멋질것같지만 안개가 가려 멀리 보이지 않는다. 

 


도솔암 요사채 뒷뜰에 때늦은 하얀 목련이 우리 일행을 맞이한다. 여기서 선운사까지는 승용차가 다니는 도로다. 도로변에 장사송이 있다. 길가의 개곡천은 엇그제 내린 비로 물이 제법 많이 흐른다. 


선운사 사천왕문을 들어서니 대웅전 앞에는 석탄절을 기다리는 붉은 연등이 줄지어걸려있고 절 마당에는 동백을 보러온 신도들이 많다.

 

나는 큰 법당 앞에 선체로 간단히 인사를 드리고 법당뒤로 펼처저 있는 동백 군락지에 가보니 선운사 동백은 지금 한참 그 자태를 뽐내고 있다. 



시인 서정주는 선운사 동구라는 시에서 동백꽃을 보려 갔더니 동백은 아직  일러 피지 않아고  막걸리집 여자의 육자배기 가락만 듣고... 왔다며 동백꽃을 보지 못한 것을 서운해 했다.


선운사 동백은 천연기념물 184호로 선운사절 뒤에 약 5천여 평의 경사지에 심어져 있고 수령이 500년이 넘는 동백 3천여그루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한참피어나는 동백꽃은 4월에 절정을 이루었다가, 5월 중순이면 송창식의 노랫말 처럼 동백은 눈물처럼 후두둑 떨어져 낙화가 될 것이다. 화무는 십일홍이라 했던가!  



오늘 산행은 선운사 절 마당에서 마무리 하고, 속세로 내려왔다. 주차장 근처의 선운산 호텔에서 사우나로 피로를 풀고 구내식당에서 저녁을 일찍 먹고 돌아오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선운산과 선운사에서 동백꽃은 오래 기억될 것이다. 

수고한 집행부에 감사드린다.

39회 임환무

댓글

박선화48
잘 읽었습니다.
많은 인원 챙기고 안전 산행과
회원들 뒷바라지에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내내 건강히시고 댁내 두루 평안하시기를 빔니다.
48회 박선화
임환무39
야! 여행기를 읽으니 같이 동참하지 못한 것이 아타깝네요.
백두산을 두번이나 감상하는 행운을 얻었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그래도 이렇게 상세 여정을 담은 여행기를 읽으니 한편 돈들이지 않고 좋은 관광과 산행을 한것 같습니다.
여행기 잘읽었습니다.
39회 임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