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회 경부합동 산행대회 참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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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수(48)
2005.06.21 19:34
2005년 경부합동산행대회 산행기
6월19일 새벽 6시. 깜짝 놀라 잠에서 깨어 서둘러 출발 준비
전날 미리 차에다 짐을 모두 실은 상태라 그나마 안심을 하고 정신차릴 수 있었다. 전날 아니 당일 새벽 3시반까지 고모님상이 나서 빈소에 있다가 귀가하여 2시간 자고 일어나니 나나 집사람 둘 다 비몽사몽간이다. 주문한 김밥을 찾아 명장동 들렀다가 명륜 전철역에 도착하니 6시 45분경. 이미 일부 동기들과 김성영 회장 부부도 이미 도착해 있다. 오늘 부산에서 7대의 버스가 예약되어 가는데 우리48회 탑승차량이 보이지 않아 한참을 기다리니 맨 나중에 도착하였다. 뒤에 들은 얘기지만 우리가 탄 차가 뒤에 탁자가 놓인 소위 살롱카라서 전체 차량 중에서 가장 비싸고 좋은 차라는 나이드신 기사분의 설명이 있었다. 훌라 좋아하는 친구들 오며가며 판 벌려 잘 놀았는데 실력차인지, 일진인지 명암이 드러나더이다. 또한 돌아오는 길에는 술 좋아하는 친구들 둘러앉아 폭탄주 만들어 큰 사발잔에 10여명이 돌아가며 마시는데 비위생적이지만 남의 어부인들도 같이 끼여 마시니 아무도 마다 않고 잘도 마신다.
경부합동산행대회의 최종 참가자는 36명이었으며 간다고 한 친구들이 같이 못 가서 다소 안타까웠으나, 부부 동반이 13팀이나 되어 차안의 분위기는 화사하고 꽃단장한 마나님들의 맵시가 돋보인 매우 화기애애한 출발이었다.
확보된 예산으로 주.부식 .과일까지 구색을 맞추어 보조 색(동기회 기념품)에 넣어 회장이 개인적으로 준비한 기념타월까지 곁들여서 참가한 모든 사람들에게 개인당 하나씩 나누어 주니 그 안에 있던 간식 등으로 군것질을 하며 모처럼 모두들 휴일의 느긋함을 즐기었다.. 7시 15분경 부산을 출발하여 경부고속도로를 거쳐 횡간인터체인지로 하여 영동 민주지산, 삼도봉의 입구에 도착한 시간은 11시경 쯤이었다. 서울 팀은 아직 도착하지 않아 우리 부산팀이 먼저 기별로 모아 산행을 하고 행사는 산행이 끝난 후 영동 청소년 수련원에서 전체 합동행사를 하기로 하였다. 날씨는 구름이 많이 끼고 바람도 선뜻선뜻 불어 산행하기는 아주 좋아 모두들 가뿐하게 산행을 시작하였는데 정상인 삼도봉까지는 2시간반정도 소요가 되고 점심시간 50분, 하산시간 1시간 반정도 하여 3시 반에서 4시 사이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우리 48회 36명 중 22명은 황룡사 절 구경과 물한 계곡에서 야유회 겸하여 산행을 대신하였다. 처음부터 산행대신 계곡놀이를 즐기러 온 동기들은 느긋하고 여유로운 시간을 즐기면서 계곡구경을 하며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
이석렬,송성기,최해천,이장우,이기원,김성영,나(이상수), 조재봉, 이인배, 진광효 부부등 10팀 외에 표은창, 김두경 등이 번갈아 모셔온 어부인들의 자리 깔아 드리기부터 음식 채리기까지 온갖 정성으로 수발을 열심히 하여 요즘 우리 동기들의 가정 살이가 어떠한지를 미루어 짐작케 하였다. 이석렬동기는 계곡의 피라미를 잡기 위해 어망을 가져와 손가락크기의 피라미를 다수 어획하는 재미를 가졌고, 싹싹한 최해천 동기는 여자분들에게 참외를 깎아 갖다준다, 계곡에 담궈둔 수박을 잘라 갖다 바치는 등 즐거운 고생을 사서 한다. 이장우 동기는 걸죽한 농담으로 좌중을 웃기고, 김두경 동기의 술잔 권하기, 진광효동기의 지극한 부인 사랑의 모습, 이석렬의 배꼽춤 등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점심으로 준비한 김밥과 족발, 그리고 문어 등을 초장에 찍어 소주 한잔 하니 세상 부러울 게 없다.
재미있는 농담과 이야기를 곁들인 점심과 술 한잔 걸치고 시원한 계곡물에 세수하고 나니 먹은 술이 어디로 갔는지 흔적도 없다. 내려오는 길은 그야말로 녹음이 짙은 6월의 숲길은 감탄이 절로 나온다. 물한계곡의 명성이 결코 헛된 것이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모든 동기들의 공통된 것이었다. 한낮인데도 서늘한 기운이 감돌고 흘러내리는 계곡 물과 계곡의 자연모습은 현실에서 완전히 벗어나 자연 속에 파묻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오는 길에 막걸리 집에 들러 향기로운 칡막걸리에 묵을 맛보니 맛있다고 갈 줄을 모른다. 한 되 맛본다는 것이 부인들까지 서로 챙겨 먹이니 여섯되나 되었다. 어부인들께서 맛있다고 먼저 나서서 더 달라니 어찌 마다할 손가. 내려오면서 기념사진도 찍고 특산물도 사고 하면서 주차장까지 내려왔는데 여기서 집합지인 영동 청소년 수련관까지가 1.5KM는 된다하니 뙤약볕에 뜨거운 아스팔트 길을 30분정도 걸어 목적지에 도착하니 폐교된 초등학교 자리인데 정말 아름답고 운치가 있는 장소였다.
김동숙 망월 산악회 회장님과 부회장님들이 부산에서 가져온 가오리무침과 두부 ,김치 등을 준비하여 산행을 마치고 내려오는 서울, 부산 동문들에게 나누어 줄 만반의 준비를 하고 계셨고, 서울의 재경 망월 산악회는 술과 음료수를 준비하였는데 10여개의 대형아이스박스에 얼음을 가득 채워 맥주, 막걸리, 소주, 사이다, 콜라 등을 시원하게 준비하였다. 해마다 서울 부산이 번갈아 가며 준비를 하는데 작년 남덕유산 합동 산행때는 우리 부산에서 술과 음료수를 준비하였고 올해는 안주를 준비하는데 날씨가 더워 여간 신경쓴 게 아니었다.
우리 48회는 올해에 본부에 신고된 참가인원이 총72명으로 전체 최다참가기수라는 본부 측의 설명과 함께 배급받은 술만 해도 막걸리 50통, 소주 15병, 맥주 패트병 5병 등 술 나르는 일도 보통 일이 아니었다. 산행을 가지 않은 것은 최다참가한 우리 동기들을 위해 그늘진 좋은 곳에 자리를 확보하고 안주와 술 등을 미리 배급받기 위함임을 알아주시길... .
2시 반경에 일찍 도착한 것은 계곡팀들이 모두 협력하여 자리를 만들고 음식을 차려 놓고 수박을 물에 채워놓고 자리를 차고 앉아 데워두기 위함이었음을 산행팀들은 알아주시기를..
3시에 선두주자 45회 김 환 산행대장과 49회 한현근 ,이진기(45)부회장팀이 일착으로 들어왔고, 우리 48회의 선두주자는 정용권 동기가 늦게 출발하여 가장 빨리 3시 반 경에 도착하는 실력을 보여 모두들 열렬한 박수로서 환영을 하였다. 그 이후로 3시 반 넘어 서울의 김병태 동기가 4,5명의 어부인들과 함께 나타난다. 반갑게 맞이하였는데 서울 팀 중에서도 7,8명이 계곡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가지고 일찍 나타난 것이었다. 4시30분경이 되자 먼저 출발한 부산팀들이 속속 들어오는데 모두들 오후의 뜨거운 햇살과 마지막 아스팔트 구간을 걸어오느라 지친 모습이 역력하다. 서울 동기들도 4시반에서 5시 전후로 모두 무사히 산행을 마치고 내려왔다.
김성영 회장이 직접 인근 가게에 가서 찬 맥주를 별도로 한박스 주문했으나 그것도 순식간에 동이 나고, 일부는 폭탄주로 변신하여 30주년 행사이후 서로 반갑게 보는 얼굴들 사이로 누비고 다니며, 동기간의 정을 돈독하게 하였다. 어려운 산행을 마치고 내려와 세면장에서(일부는 계곡에서 차가운 노천 목욕을함) 시원하게 씻고 마시는 한잔의 맥주 맛과 허물없이 지내던 오래된 친구들이 옆에 가득하니 어찌 취하지 않겠는가? 50통의 막걸리도 여기저기서 불러대는 동고야와 서로 권하는 술잔 속에 어느덧 없어지고 영동 산골의 자연의 한마당은 그렇게 무르익어갔다. 그리고 서울 .부산 동기회장의 인사말과 부산에서 준비한 기념타월 전달식, 이상천동기와 서울 부산동기회장의 제물에 터진 교가 제창과 우레와 같은 박수들,
그야말로 서울 부산 동기들의 화합과 축제의 한마당이었다. 또한 본부측의 성화에 최다참가기수라는 긍지로 48동기회 명의로 10만원을 행사에 찬조하였고, 올 10월 고적 답사 시에 경부합동으로 진행하자는 전격적인 합의가 이루어져 가을에 또 한번의 만남이 이루어질 기회를 가지게 될 것 같다.
5시40분 경 재부. 재경 산악회장의 인사와 총동창회장님의 축사 등 간단한 행사와 교가 제창과 응원가 제창을 29회 원로선배님들부터 75회 후배님들까지 모두가 한마음으로 목청껏 외치고 아쉬운 자리를 마무리하였다. 많은 선배님들이 우리 48회가 모여 있는 곳까지 술자리 중간 중간에 직접 찾아오셔서 우리 48회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관심을 보여 주셔서 상당히 흐뭇하였다. 망월산악회장님도 오셔서 앞으로의 동고 발전을 부탁하셨고,재경 47회 송창환 선배님은 멋진 가곡까지 불러주어 열광적인 박수를 받기도 하였다.
마지막으로 경.부합동 기념촬영을 하고 정말 아쉬운 이별을 하는데 견우 직녀 헤어짐이 이보다 더할까.
갈 길이 먼 부산팀이 먼저 탑승을 하고 차가 출발하는데 부산보다 더 많이 온 수백명 서울 동문들이 길게 늘어서서 열렬히 손을 흔들며 환송을 하며 작별의 정을 나누니 울컥 속에서 뜨거운 것이 치밀어 오르고 눈시울이 붉어진다. 이것이 인간의 정이구나, 이래서 살 만한 세상이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오래된 전통 있는 학교의 뿌리내림은 오래된 오크통에 오랫동암 숙성된 깊은 와인의 맛처럼 깊고 그윽하여 그 향기가 정말로 좋은 것이구나 하는 것이었다.
술 공장이 가동되도 모자랄 것 같은 분위기에 부족한 기름을 채우듯 고속도로 들어 서기 전 맥주 캔으로 단단히 준비를 하고 귀가 길에 올랐는데 잠시 조용하던가 싶더니만 또 다시 도도한 술자리가 뒷 살롱에서 시작되고 많은 어부인들이 차례로 불려나가 같이 어울려 허물없이 마시고 농담도 주고 받으며 분위기는 더욱 무르익어 갔다.
숨겨둔 비장의 청주와 맥주들이 하나둘씩 나오고 점점 취해갔지만 어느 누구하나 그 좋은 분위기를 깨트리는 친구는 없었다
.6월의 초여름 날씨에 대자연의 품에서 좋은 공기와 숲길을 거닐고 땀을 흘리며 친구들과 정을 나누는 일 또한 이제 초로의 나이로 접어드는 우리들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이 이런 것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신문기사에 나기를 부부보다도 좋은 친구를 가진 사람들이 더 오래 산다는 학계의 연구보고서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오래된 친구들,이미 우리는 33년을 같이 만나 지내오고 있지 않은가!
밤 10시 조금 못되어 노련한 기사님 덕분에 가장 먼저 부산에 도착한 우리들은 동래역에서 또는 명륜역 앞에서 내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쿨하게 헤어졌다. 개인적으로 같이 간 친구들은 잘 모르겠고 공식적인 모든 행사는 이로서 마무리되었다.
그리고 경부합동산행대회의 최종참가인원은 부산에서 36명 서울에서 28명하여 64명이었다.
올 10월의 고적답사행사와 내년의 경부 합동산행 때는 더 많은 친구들이 모여 50대의 젊음을 다시 한번 불태워보기를 기대하며 참가한 모든 동기들과 부인들에게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