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불산 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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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학(52)
2005.11.08 14:39
집 건너 운봉산에 걸친 안개가 아침햇살에 무척 따뜻하다. 오랜만의 밝은 햇살로 시작되는 영남알프스 산행! 분명 많은 망월가족들이 모이리라
아니나다를까 봉고4대로 예상했던 인원들은 한자리의 빈틈도 없이 5대에 겨우 나눠 탑승할 수 있었다. 모두 70명.
오전9시! 삼남면 가천리에 도착하여 산을 올려다보니 봉우리 인근은 단풍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초가을 산행의 운치를 즐길 수 있는 계절이다. 항상 그러하듯 산행의 초반 30분간은 조금 힘이 들기도 하지만 오르는 길이 제법 가파르다. 가끔씩 호흡을 고르면서 오르니 이럭저럭 10시 30분. 큰바위 봉우리에 올라서니 사방으로 시야가 훤히 트여 남으로는 영축산에 이르고 북으로는 신불산에 이르는 능선이 보이며 동쪽으로는 삼남면의 논밭이 발아래로 보인다. 쉬엄쉬엄 두개의 바위봉우리를 넘어 능선에 이르니 약간 나이든 여성의 둔부 같은, 그래서 왠지 푸근함이 느껴지는 신불산과 여기에 연결된 부드러운 능선이 보인다. 무릅 아래로 펼쳐진 덤불과 억새풀의 사이길로 편안히 걷다보니 신불산 정상, 11시 30분 도착!
신불산 정상을 약간 벗어나자 드넓은 간월재의 억새밭이 눈앞에 나타나니 탄성이 절로 터진다. 바람에 너울거리는 억새밭을 바라보며 간월재 인근의 포장마차에서 따뜻한 오뎅과 컵라면, 그리고 준비한 김밥으로 배를 채우니 신선이 따로 없다. 간월재의 억새풀과 함께 머물고 싶은 마음은 뒤에 두고 간월산으로 향한다. 신불산에서 간월산을 거쳐 배내봉에 이르는 능선은 대체로 오른편으로는 깍아지르고 왼편으로는 완만하게 되어있는 것이 특이하다. 어찌하여 이렇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양쪽을 번갈아 보며 즐기는 산행의 재미는 더한다. 간월산에 도착하니 13시15분이다. 내내 나즈마한 잡목과 억새풀로 이루어진 배내봉까지의 길은 사방으로 훤히 튄 시야를 확보하여 줘 거저 상쾌하다. 1시간 남짓 걷다보니 배내봉에 도착한다. 그리고 하산을 서두니 배내고개 15시 20분 도착. 보름 뒤에는 더욱 가을로 물든 영남알프스를 만날 수 있으리라는 기대와 능동산으로 이어진 길을 뒤로 두고 귀가를 서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