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길-호남정맥 11회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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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암(44)
2007.12.25 13:39
새벽 5시30분
출발지의 만남은 역시나 반갑고
오늘도 역시 망월산악회 답다.
원거리의 이동에 산행 예정시간 8시간의 예고탓인지 역시 경륜이 풍부한 회원들로 구성된 27명의 정맥꾼들의 출발은 시작되고--
차창에 엊저녁 일이 펼쳐진다-- 올 여름부터 자식과 영감 병수발로 다소 휑해진 모습의 마누라가 도시락 두개를 싸 주며 한 푸념이다.
,,아직도 약먹고 있으면서 아이도 집에 있는데 또한 이겨울에 무박 등산이 무어냐 ?
병원에 있을때가 생각나지 않느냐? 등등...,,
나는 새벽 4시쯤 부터 깨우기 싫어 일부러 동래에서 자고 출발 할려고 한 거짓말인데....
하여튼 미안함이 앞선다.
그런 저런 생각은 잠시
나도 다른회원과 같이 새벽잠에 빠지고....
뻐스는 우리를 사천휴게소에 내려준다.
몇몇 회원들은 아침요기를 떼운다.
이어
도착한 전남 보성의 산행 들머리지점......
대나무 숲을 들어서자
아침의 대나무숲 향기가 엊저녁과 새벽의 설친 잠때문에 무거운 머리를 맑게해준다.
이어
시작된 가파른 산행로를 20여분만에 올라선 봉우리와 능선...
앞쪽에 펼쳐진 득량만
만안의 아침 풍경
들어눕고 가로눕고 엎어눕고 모로눕고 잠을자고 일어나고 제모습 제각각의 많은섬들이 내집앞 부산 송도 외항의 묘박지에 정박중인 많은 배들을 연상 시키며 아름답고 푸근함을 전해준다.
능선 양쪽에서 불어온 해풍과 육풍이 어울어지는 상쾌한 능선길의 산행로가 이어지며
산행로 양쪽에 이루어져 있는 산죽의 군락은
우리를 환영하는 도열병의 모습으로 터널을 형성- 한결더 우리를 들뜨게한다.
이어
닥아온 일림산의 철쭉군락과 갈대들이 펼치는 장관은 득량만의 바다내음과 어울려져
이곳이 600메타 이상의 산정 이라는것을 잊게한다.
그리고
초봄 철쭉꽃속의 환상의 산행을 연상하니 황량한 겨울산은 어디가고 그저 이계절에 철쭉꽃속에 묻혀 있는듯 하다.
일림산과 삼비산 골치산- 정말 아름답고 정겨운 산이다.
삼비산의 마누라셋 때문일까 ? 아니면 골치가 아프도록 아름다워서 일까 ?
아무턴 마지막 봉을 골치산이라 했는 이유는? ㅎㅎ
산죽과 갈대 그리고 철쭉으로 뒤덮은 이산들의 아름다움과 호남정맥의 기를 우리가 느끼고 간다는것에 대한 나자신의 이번 산행에 대한 즐거움과 기를 엊저녁의 내마누라에 대한 거짓말의 대가로 가족들에게 전하리라....
사자산으로 오르는 가파른길-
사자의 엉덩이를 오르는 거북이의 심정이 이러했으리라.
가쁜숨을 몰아쉬며 올라선 사자의 엉덩이에서
저기 머리까지 가는 아쉬움을 남기며 점심시간을 가졌다.
오늘도 가져온 박선화 부회장의 홍어회와 막걸리는 조금전의 숨가쁜 고통을 잊기에 충분한 청량제가 되었고 다소 쌀쌀한 날씨지만 우리들에게 훈기와 온기를 느끼게한다.
사자산에서 곰재까지의 산행로 옆엔 철쭉 군락과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연출하는 또 색다른멋이 우리를 반긴다.
바다, 섬, 산, 철쭉, 산죽, 갈대, 기암괴석 그리고 길게누운 사자......
제암산 임금바위에서 내려다보면 장관중에 장관일거란 생각에
곰재에서 하산 할려는 마음을 바꿔
또다시
오르막길로 접어 들었다.
한참동안 숨을 몰아쉬며 돌라선 능선-
갑자기 날씨가 어두워지며 바람이 드세어진다.
임금바위에 못오를까 불안감이 들지만
또 다시 펼쳐진 철쭉군락지를 지나며 당도한 임금바위 밑.
로프나 안전장치 없는 임금바위를 엉금엉금 기어 오른다.
사면이 확트이고 사면에서 닥아온 그 풍경을 어찌 이글로 표현하랴 !
환상 그 자체이고
내자신이 저 건너에 사자 한마리를 거느린 신선이 된 기분이고
제암산 임금바위-
그 이름의 의미를 깨닫게한다.
바람과 날씨탓에 서둘러 내려와 하산길 능선에 접어든다.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연출하는 제암산 정상의 환상적인 모습은 영원히 내게 그리고 우리 망월인들에게 기억되리라.
이어진 하산 능선길의 바위길에도 하루종일 느낀 즐거움과 뿌듯함에 도취된 기분인지 피로와 피곤함을 덜 느끼게 되었고 오늘 하루의 6시간30분의 산행을 마치게 되었다.
환상의길 호남정맥 11구간...........
망월산악회 만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