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1TV 환경스페셜-자연의 보고, 백두대간이 울고있다
김성현기자 danpa@chosun.com
입력 : 2005.01.24 18:16 51'
▲ 올무에 걸린 노랑목도리
지난 1일부터 ‘백두대간 보호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백두대간의 환경 보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백두산에서 시작해 설악·태백·소백산을 거쳐 지리산으로 이어지는 1625㎞ 길이의 백두대간은 한반도의 등줄기이자 자연 생태계의 보고. 삵·담비·수달 등 백두대간에 서식하는 포유류는 15종으로 대부분이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 또는 보호대상종이다.
시행된 법률대로 백두대간에 대한 보호는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 것일까. KBS 1TV가 오는 26일 밤 10시부터 방송되는 ‘환경스페셜-2005 백두대간을 가다’를 통해 그 실태를 살핀다.
▲ 백두대간을 이루는 금강산의 설경
‘환경스페셜’ 제작진은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간 백두대간의 200여㎞ 구간을 종단했다. 이들의 카메라에 잡힌 백두대간의 모습은 안타깝기 그지없다.
제작진이 찾아간 강원도 인제군 진동계곡은 최고의 자연 생태계를 간직한 곳이다. 하지만 진동계곡에는 조만간 양수 발전소가 건설될 예정. 댐 건설 공사 때문에 상류로부터 오염된 물이 하류로 흘러들어가는 인근 지역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산천 곳곳을 헤집고 다니는 임도(林道)를 통해 불법 벌목과 밀렵이 횡행하는 모습도 ‘환경스페셜’팀은 고발했다. 임도는 목재·목피·버섯 등 각종 임산물(林産物)을 운반하기 위해 만든 도로. 이곳에서 200~300년 가량된 적송(赤松)을 불법 벌목하는 한편, 전문 밀렵꾼들이 임도를 통해 곳곳에 올무를 설치한 모습들이 포착됐다. 올무에 걸려 신음하는 멧돼지와 노랑목도리 담비의 모습은 처참하기 그지 없다.
이 외에도 제작진은 야생 동물의 서식지를 보호하기 위해 환경부가 설치한 구룡령 생태 터널이 등산객들의 이동 통로로 전락한 모습, 마구잡이식 석회암 채굴 작업으로 산 전체가 60m나 깎여나간 자병산의 실태 등도 함께 보여준다.
‘환경스페셜’ 배성호 PD는 “자병산 복원 작업이 최근 시작됐지만, 백두대간을 지키기 위해선 아직 넘어야 할 것이 많다”며 “단계적인 복원절차와 지속적인 관리 등 보존을 위한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