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2차 2001년 7월 22일
3,298
박선화(48)
2005.02.12 02:27
백두대간 2차 2001년 7월 22일
김영배(30)고문. 이인호(34)백두대간 추진위원장님을 비롯한 원로 선배님들의 노고가 결실을 이루어 새로 집행부를 구성하신 김유일(40)회장님의 적극적인 추진으로 백두대간이 지난 달 6월 24일 웅석봉을 시작으로 대장정에 들어갔다.
안타깝게도 개인적인 사정이 생겨 김유일 회장님께 총무 일도 도와드리지 못하고 첫 번 산행마저 불참하게 되니 선배님들께 송구스런 마음 헤아릴 수 없다. 백두대간에 집사람과 등록은 하였으나 앞으로 몇 번이나 참가하게 될지 개인 사정상 무척 어려운 형편이 되었다. 일정에 무리를 하여 온가족이 참가하였고, 이상수 동기도 함께하여 백두대간에 첫발을 내딛게 되었다.
모두 62명이 봉고차까지 동원하여 7시 20분 명륜 지하철을 출발하였다. 8시 24분에 남강 휴게소에 도착하여 잠깐 휴식한 후 8시 40분 출발하여 삼장면과 금서면의 경계를 이루는 밤머리재에 9시 55분에 닿았다. 10시가 조금 지나서 밤머리재를 출발하여 된비알 길을 오르게 되었다. 날씨가 더우니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데 40분쯤 올라가니 헬기장이 있는 소정상이 나오는데 고도계는 845m를 가리킨다. 약 1시간 정도 능선길을 가서 안부(865m)에서 이상수 동기와 가족이 둘러앉아 중식을 먹었다. 오랜만에 가족 나들이라서 산은 힘들었지만 분위기는 아주 좋았다. 땀젖은 몸에 계곡 능선을 넘는 바람이 무척 시원하다. 급하게 30분 만에 식사를 끝내고 2시간 쯤 작은 봉우리를 오르내리다가 14시 18분 해발 980m 의 왕등재 습지를 만났다. 간단한 안내판이 있어 이미 국립공원에 들어섰음을 알게 되었다. 960m 고지에 형성된 길이 120m 폭 50m 정도의 질펀한 습지는 기막힌 절경을 보여준다. 보라색 창포 꽃, 노란색 원추리 꽃이 나름대로 선명한 빛을 자랑하며 아름답게 피어있다. 이것을 평지에서는 느낄 수 없는 청초한 아름다움이다. 적어도 6시간 쯤 달려와서 힘든 산행을 하지 않으면 맛 볼 수 없는 선경인 것이다. 땀 흘린 대가를 실감할 수 있었으며 그야말로 신선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잠시 멈추어서 몇 장의 사진을 찍고 다시 발길을 재촉하였다.
지도상에는 왕등재가 두 곳에 표기되어 있어서 혼동되기 쉽지만 평탄한 지역이 많이 늘어서 있는 외고개 쪽이 정확한 것 같다. 15시 35분 920m고지에 이르러 잠시 휴식을 하고 외고개에서 아랫 새재 쪽으로 내려가는데 다리가 무척 아프고 길이 험하며 힘이 많이 들었다.
큰 물통 속에 흐르는 물에 담겨 있는 음료수를 사서 마시고 기다려서 후미팀과 합류하여 대원사 쪽으로 향하였다.
아주 깊은 산골임을 알 수 있다. 길도 아주 험하고 위험한 곳이 많다. 윗새재 조개골산장(055-932-7869, 16시 50분) 안내 간판을 통과하면서 물으니 4명 쓰는 방 3만원 10명 쓰는 방 6만원이라고 한다. 천왕봉부터 백두대간의 출발을 많이 하지만 망월산악회의 완벽을 추구하는 전통을 살려 계획초반부터 웅석봉을 기점으로 하였다. 그 때문에 대간에서 놓치기 쉬운 왕등재 습지 대원사계곡을 함께 할 수 있어 대간을 기획하신 선배님들께 감사의 마음을 드린다. 욕심 같아서는 둔철, 황매산까지도 생각되지만 그쪽은 이미 따로 산행이 되어있다.
후미팀의 이동이 늦어지는 동안 지리산 종주의 중요한 지점이 되는 대원사 (17:20-17:40)를 잠시 참배하고 주차장이 있는 평촌으로 향하였다. 지리산의 오지중의 하나인 이 계곡은 능선 하나를 넘으면 안장당, 안내원으로 이어지는데 마지막 빨치산으로 유명했던 ‘정순덕’여인의 옛집이 있던 곳이 아닌가? 이제 지리산의 품속을 지나면서 분단의 비극을 묵묵히 품어 삭여온 이 산을 다른 각도에서도 살펴보았으면 한다.
끝으로 백두대간을 기획하시면서 많은 애를 쓰시던 이인호(34) 고문님께서 첫 구간 산행에 수술 후 회복기간의 불편함을 무를 쓰고 참가 하셨다가 중도 하산하셨다고 하는데 빠른 시일내에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뵙기를 기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