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기로 ‘죄수의 딜레마’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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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의 기로 ‘죄수의 딜레마’ ----퍼온글----

4,904 이동암44 2012.04.02 17:28
선택의 기로 ‘죄수의 딜레마’
newsdaybox_top_XOKONBI2Bj.gif 2012년 03월 26일 (월) 17:00:36 이성연 애터미경제연구소장 btn_sendmail_HsrmibjD.gifnexteconomy@nexteconomy.co.kr newsdaybox_dn_7cSGQFfkD.gif

   
두 사람이 도둑질을 하다 현장에서 체포됐다. 검사가 이들을 심문하다가 이 사람들이 지금까지 미제로 남아 있는 과거의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다는 심증을 갖게 됐다. 그러나 심증뿐이지 증거는 없는 상태다.
과거 범죄의 증거를 얻기 위해 검사는 두 사람이 말을 맞추지 못하도록 따로 가두고 분리해서 심문하고자 한다. 그러니까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사람이 어떤 대답을 할지 모르는 상태이다.

이때 두 사람이 선택할 수 있는 전략은 ①두 사람이 서로 ‘협조’해 범죄에 대해 끝까지 부인함으로써 검사의 심문에 ‘비협조’하는 것 ②자신들 사이에 ‘비협조’가 발생해 검사에게 과거의 범죄를 자백해 ‘협조’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죄수들 사이의 ‘협조’는 검사에 대한 ‘비협조’이고, 반대로 죄수들 사이의 ‘비협조’는 곧 검사에 대한 ‘협조’이다. 일반적으로 죄수의 딜레마 게임의 관점은 죄수의 입장이므로 여기서도 ‘협조’와 ‘비협조’를 죄수의 입장에서 보기로 하자. 죄수의 입장에서 협조는 ‘협력(cooperation)’이고 비협조는 ‘배반(defection)’이다.

분리 수감한 다음 검사는 따로 심문을 하는데 자백을 유도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조건을 제시했다. “둘 다 자백하면 모두 징역 5년, 너만 자백하면 정상을 참작해 징역 1년, 자백하지 않은 다른 사람은 위증죄를 추가해 징역 10년, 둘 다 자백하지 않으면 현재의 절도범죄에 대해서만 기소해 둘 다 징역 2년에 처한다.”

이 게임에서 두 사람은 어떤 전략을 택할까. 두 사람의 범죄용의자를 A, B라고 하자. 먼저 B가 자백하지 않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이 때 만일 A가 자백하면 징역 1년, 자백하지 않으면 징역 2년에 처해진다. 따라서 A는 자백하는 것이 유리하다. 두 번째는 B가 자백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이 때 A도 자백하면 징역 5년, 자백하지 않으면 징역 10년에 처해진다.

따라서 이 경우에도 A는 자백하는 편이 유리하다. B의 경우도 똑같다. 이와 같이 A, B 두 사람은 상대방이 어떤 전략을 선택하든 간에 자백하는 편이 우월한 전략이 된다. 즉 서로 협력하는 것보다는 배반하는 것이 이득이 크다.

‘상호배반’으로 최선이 아닌 선택을 한다
이와 같이 상대방이 어떤 전략을 택하든지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전략 중에서 가장 높은 이득을 가져다주는 전략을 우월전략(dominant strategy)이라 한다. 여기서는 A, B 둘 다 자백하는 것, 즉 배반하는 것이 우월전략이 된다. 따라서 두 사람은 모두 우월전략인 자백(배반)을 택하게 되고, 결국 두 사람 모두 5년의 징역형을 선고받게 된다.

그런데 두 사람이 모두 협력해 끝까지 범행을 부인하면 두 사람 모두 징역 2년을 선고받게 된다. 죄수의 딜레마는 협력하면 둘 다 이득인데도 각자가 자신에게 유리한 선택을 하다보면 결국 상호배반이 일어나 최선의 선택이 되지 못하는 상황을 추상적으로 모형화한 것이다.

이런 상황은 일상에서 흔하게 나타나며, 따라서 죄수의 딜레마 게임 모형은 현재 사회심리학 연구의 표준방법이 되고 있다.

죄수의 딜레마는 4가지 경우가 있다. 즉 상대방이 협력할 때 내가 협력하는 경우와 배반하는 경우, 그리고 상대방이 배반할 때 내가 협력하는 경우와 배반하는 경우가 그것이다. 그러면 각각의 경우 이득은 어떻게 될까.
A의 관점에서 보자. B가 협력할 때 A가 배반하면 징역 1년, 협력하면 징역 2년, B가 배반할 때 A가 협력하면 징역 10년, 배반하면 징역 5년이다.

이렇게 볼 때 가장 좋은 것은 B가 협력할 때 A가 배반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B가 협력할 때 A도 협력하는 것, 세 번째는 B가 배반할 때 A도 배반하는 것, 그리고 가장 나쁜 것은 B가 배반할 때 A가 협력하는 것이다.

죄수의 딜레마 문제는 정보의 비대칭성(asymmetry of information) 때문에 발생한다. 이 경우에는 상대방이 어떤 태도를 취할지 정보가 없는 것이다. 이 게임에서 만일 두 사람이 서로 상대방이 절대로 배반하지 않을 거라는 확실한 정보, 즉 상대방을 굳게 믿고 끝까지 부인했다면 두 사람은 모두 2년의 징역을 선고받았을 것이다. 그런데 완전히 격리된 상태에서 심문을 받고 있기 때문에 상대방이 어떤 태도를 취할지 확실히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상대방에 대한 불신으로 인해 두 사람은 최선의 의사결정을 못하게 된 것이다.

협력할 때 가장 큰 이익이 된다
죄수의 딜레마 게임은 인간들의 상호작용 과정에서 배반과 협력의 문제를 추상적 형태로 모형화한 것으로, 인간ㆍ조직ㆍ국가 간의 상호작용, 심지어는 생태계에서 실체들 간의 상호작용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활용된다.
예를 들면 선거비용 지출, 병원들의 고가 첨단장비 도입경쟁, 기업들의 광고경쟁, 과점기업의 시장점유 및 가격경쟁, 국가 간의 군비경쟁, 프로스포츠구단의 외국선수 영입경쟁, 갑과 을의 뇌물수수 등을 분석하는데 활용된다.

대표적으로 돈선거 문제를 검토해보자. 각종 선거에서 후보자들이 과도하게 많은 돈을 쓰는 이유도 죄수의 딜레마 문제와 유사하다. 지금 A, B 두 후보가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고 하자. 먼저 B가 돈을 쓰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이 때 만일 A가 돈을 쓰지 않으면 A는 당선이 희박해 진다.

따라서 A는 돈을 쓰는 것이 유리하다. 두 번째로 B가 돈을 쓰지 않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이 때 만일 A가 돈을 쓰게 되면 A는 당선확률이 훨씬 높아진다. 따라서 돈을 쓰는 게 유리하다. 어떤 경우에도 돈을 많이 쓰는 쪽이 우월한 전략이 된다.

2012년은 대한민국 선거의 해이다. 20년 만에 찾아온다는 총선과 대선이 한 해에 치러진다. 자칫하면 후보자들은 죄수의 딜레마 게임을 벌일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엄청난 돈이 살포돼 국민경제를 병들게 할지도 모른다. 만일 그렇게 되면 모든 국민이 손해를 보게 된다. 국민들의 현명한 선택, 그리고 사회지도층과 언론의 선도적인 역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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