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을 읽으시고... 김원종동문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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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흥만(47)
2009.01.15 11:18
동창회 사무국장으로 망월산악회 홍보부장으로 열심히 일했던 김원종 동문이 병마와 싸운지 2년이 되어가고있습니다.
낙천적 성격이라 그런지 의사도 놀랄 정도의 현상을 유지한다고 합니다. 어쩌면 다들 힘들어 잊고 지내고 싶은 요즘의 현실이지만, 아직 젊은 동문에게 작은 힘이되어 주었으면합니다.
부산은행 064-01-032877-6 망월산악회 김정민총무앞으로 온정의 손길을 기다립니다.(기수.이름명기)
이글은 김원종동문이 08년12월30일 52회에게 보내는 근항기가 있어 소개합니다
오랫만에 만나는 친구들 앞 연탄화덕에는
매콤한 연기와 함께 돼지갈비가 지글거리고
세상사 온갖 욕설을 안주삼아 함께 넘어가는 소주한잔의 맛,
원샷으로 털어 넣는 폭탄주 한잔이 식도를 타고 짜르르 넘어가면서
후두부를 강타하고 꼬리뼈까지 내려가는 전율의 즐거움,
서산에 해가 넘어가고 어스름한 어둠이 거리를 감싸면
어김없이 찾아오던 한잔의 유혹,
이제는 전설같은 추억의 한편이 되어버렸습니다.
다들 안녕하신지요?
잃어보아야 소중함을 아는 어리석음을 뼈저리게 느낀 한해였습니다.
말기암 환자로 지낸 일 년, 그동안 오이밭을 들락거리면서도
친구들에게 직접 소식 전하지 못해 미안했었습니다.
대부분의 암환자들은 자신을 드러내기를 꺼려한다고 합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였던 것 같습니다.
이제는 투병 2년차 고참이 되었으니 자주 안부 알리도록 하겠습니다.
그간 저의 근황을 몇 자 적어 봅니다.
지난 1월 삼성서울병원에서 수술이 불가능한 전이상태임을 진단받고
8월까지 총 12회의 항암치료를 받았습니다.(FOLFOX요법)
9월부터는 부산 백병원으로 옮겨 2단계 항암치료를 4회째 받고 있습니다.
2주에 한번 48시간 항암제를 주사하는 요법입니다.(FOLFIRI요법)
저의 경우 완치보다는 현상유지가 주목적이며
현재까지는 항암제의 반응율이 아주 좋다고 합니다.
해운대 집에서 백병원을 오가고 있습니다.
항암제의 부작용과 진통, 불면의 밤이 계속되고
끝을 알 수 없는 싸움이지만 비교적 잘 견뎌내고 있습니다.
지난 23일 많은 친구들이 해운대로 찾아와 점심을 함께 했습니다.
여러 친구들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격려금도 잘 받았습니다.
다소 과분한 정성이라 부담이 없지는 않지만
쾌유를 바라는 친구들의 득달같은 성원이자
이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따뜻한 우정으로 생각합니다.
빨리 나아 본래의 수총으로 돌아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동안 병실로 집으로 찾아와서 격려해 주고,
정겨운 목소리와 그윽한 눈길로 저를 어루만져준
많은 친구들에게도 고맙다는 인사를 드립니다.
특히 3-6반 친구들, 금봉회 친구들 한 해 동안 고마웠습니다.
새해에는 기분 좋은 소식 자주 전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따뜻한 우정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