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1차미륵산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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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화(48)
2007.04.13 23:54
제491차 미륵산 산행기
2007년 3월 18일 117명 참가
오늘 이동철(44회) 회장님 취임 첫 산행으로 통영 미륵산을 다녀왔다.
미륵산은 10여 년 전(1996년 7월)에 다녀 온 적이 있는데 그 당시에 우리 집 아이 둘을 합쳐서 85명이 다녀왔었다.
오늘은 117명이 버스 3대에 나누어 타고 갔다.
고성에서 자칭 ‘귀양살이’를 하고 있다는 최상호(51회) 후배가 함께 탔다.
산행 동문의 숫자가 늘어난 만큼 망월 산악회도 많이 커진 것 같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는데...
그 당시 공사 중이었던 통영 대교는 높고 크게 완공되어 있고 고층의 아파트 군락이 여기 저기 놓여있어 현대화된 동양의 나폴리를 보는 것 같다.
동네가 깨끗하고 생활수준이 높아 보인다.
10년 전에는 시내로 바로 들어가서 용화사 쪽에서 시작하여 관음사, 도솔암, 미륵치, 미래사를 돌아 원점 회귀산행 코스였는데 날씨가 흐려서 바다는 제대로 보지 못하였다.
오늘은 통영 대교에서 산양읍 쪽으로 가서 남평리 금평마을(11:00)에 하차하여 미륵도 섬을 서쪽에서 동쪽으로 완전 종주하는 산행길이다.
본시 섬이던 미륵도는 일본인들이 해저 터널을 만들어서 육지와 연결하였으나 지금은 멋진 현수교가 놓여 있다.
문흥만 산행 대장과 김환 부회장님을 선두로 하여 탑내 마을에서 야산 비탈길로 접근하여 주능선으로 올라섰다.
한려 해상 국립공원이 다도해의 작고 큰 섬들과 함께 확 트인 조망아래 시원스레 펼쳐진다. 꼬리를 무는 산행 행렬은 이산 저산으로 이어지며 초봄의 자연 속에 원색의 등산복들이 점점이 늘어섰다.
이욱희 후배의 막내 아들 명헌이는 어린 나이에도 잘 간다. 명헌이가 태어난 곳이 이 곳 통영 도천동이라고 하는데 처음 병원을 차렸던 곳도 이 곳이며 6년 동안 지내면서 미륵산은 가족 산행을 무척 많이 했던 곳이라고 한다.
우리 아이들도 유치원 때 큐슈 한국악(카라쿠니다케) 산행(243명 참가,서 일본 신문 인터뷰기사 게재)부터 망월 산악회 해외산행과 국내 산행 단골손님이었는데, 중. 고등학교부터는 학교 공부에 밀려 함께 산행하는 일이 적어졌다.
해발 461m의 낮은 산이지만 바닷가 산이라서 산세는 만만치가 않다. 이동암(44회), 김환(45) 부회장님, 문흥만(47회), 한현근(49회) 산행대장님과 함께 바위산 위의 꽤 넓은 잔디밭에서 바다를 보며 12시 조금 지나 식사를 하였다.
식사 후 현금산, 미륵치를 지나 미륵 산 정상에서 몇 장의 사진을 찍고 1시 방향으로 꺾어서 가파른 하산 길로 향했다.
정상 동쪽 아래 부분에는 많이 진척된 케블카 터미널 공사가 진행 중에 있다. 자연보호 단체에서 크게 반발하고 있으나 공사는 계속되고 있고 아래 안부에도 케블카 철탑 공사가 한창이다.
미래 고개 옆 군부대 앞으로 내려와서(15시) 버스를 타고 해수 목욕탕으로 갔다.
이동철 회장님께서는 모든 회장님들이 하신 것처럼 맨 뒤쪽 후미를 맡아서 마지막 산행하는 사람과 함께 내려 오셨다.
후미를 챙기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는 해본 사람만이 아는 일이다.
보통 힘든 일이아니라고 생각되며 모든 동문들의 안전을 위해 수고하시는 회장단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목욕 후 경동횟집에서 이 곳 특산 음식이라고 하는 도다리 쑥국을 먹었다.
봄 도다리의 미각에 갓 캐낸 쑥의 향기를 더하니, 따뜻한 남쪽바다 청마 유치환(4회) 선배의 고향 냄새가 짙게 묻어난다.
김환 수석 부회장님은 기본 반찬으로 나온 생멸치 회무침을 여러 번 추가 주문을 하며 다음에 200명이 올 계획이라고 하여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술은 우리 쪽에서 준비해가고, 안주와 저녁식사 값만 내게 되었다. 약간 구두쇠처럼 보이겠지만 공금이란 잘 쓰지 못하면 많은 사람이 피해를 보는 것이니 집행부에서 알뜰하게 쓰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횟집 옆 어패류 공판장에서 멍게 5Kg에 1만원씩 주고 망월 48 산우회장 윤영태(48회) 동기와 함께 두 박스를 사 왔다. 개불은 5Kg에 2만원이라고 한다.
오늘은 이동철 회장님 취임 첫 산행이라서 저녁 식사비를 따로 받지 않는다고 하였다. 모두 박수로서 환영 하였다.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되면 좋겠다고 한다.
차 안에는 7080년대의 노래가 계속 나오니 조금 나이 든 동문들께서 20, 30년씩 젊어진 느낌이라고 한다.
맨 뒷좌석의 윤희철 선배님(40회,자칭 ‘장노님’-일요일에 장-논다고 해서...)은 한껏 기분이 좋아지셔서 짐승들이나 다닐듯한 험한 종주길이지만 무척 즐거웠다는 말씀을 하신다.
동래 지하철역에 내려서 50대 기수 후배들과 함께 쭈꾸미 먹통 안주집을 김환 부회장님과 함께 첨석하였다.
17명이 모여서 젊은 동문들이 중심이 되는 산우회로 활성화되도록 해야 한다는데 뜻을 같이 하였다.
53회 김종간 후배는 지난 해 망월 가족 산행 때에도 주류를 찬조하였는데 올해에는 49회가 주관하는 가족 산행에 캔 맥주, 생맥주를 마산의 49회 후배와 함께 찬조하기로 하였다고 한다.
모두 감사의 박수를 쳤는데 정말 고마운 후배들이다. 여러 가지로 어려운 시기에 이동암, 김환 선배님과 함께 부회장을 맡아 걱정이 앞서지만 든든한 후배들이 있으니 큰 힘이 된다.
이동철 회장님을 잘 도와 드려서 보다 모범적이고 전 동고 동문들에게 활짝 열린 산악회가 되는데 작은 힘을 아끼지 않을 것을 다짐해 본다.
동고야! 망월 산악회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