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39차청옥두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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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화(48)
2005.01.31 09:04
백두대간 39차 무박 2일 두타(1352m), 청옥(1403m)산
2003년 9월 6일(토), 7일(일), 대간 12km + 하산 10km 총 22km 9시간 30분
참가자: 김지현, 박선화 부부, 윤영태, 이상수, 5명(총 30명)
호우 주의보가 내려져 있어서 걱정이 되었지만 토요일 밤11시에 비를 맞으며 출발하였다.
새벽 5시 20분쯤 장대비 속을 뚫고 삼척시 미로면과 하장면의 경계에 있는 댓재에 닿았다.
그러나 워낙 비가 세차게 내리고 있어서 차내에서 간단한 아침 식사를 하면서 기다린 후 빗줄기가 가늘어지고 어둠이 조금 걷힌 틈에 출발을 서둘렀다(6시).
모두 중무장을 하고 빗길을 나서는데 빗방울이 무척 차게 느껴진다. 시작부터 가파르고 미끄럽다. 기능성의 옷이 처음에는 기능을 발휘하는 듯 했지만 온 몸이 땀과 비에 젖어버리니 별 도리가 없다.
3시간을 조금 지났을 때쯤에 두타산 정상에 닿았고, 가벼운 행동식으로 요기를 한 후 계속 산행
을 하였다. 비가 계속 오고 있으니 조금 쉬고 나면 덥던 몸이 식게지고 속옷까지 모두 젖어서 찬 옷이 피부에 닿으니 소름이 끼칠 만큼 오싹하다.
두타산 정상을 지나서 30분쯤 가파른 내리막길을 달리니 다시 오르막이 나온다. 박달령, 문바위를 지나 다시 경사가 높은 오르막 위에 청옥산이 나타난다. 산세를 보니 등고선이 촘촘하여 기막힌 무릉계곡이 예상되지만 비안개가 가득차서 바람결에 조금씩만 모습을 보여주니 고생에 비하면 너무 인색하다는 느낌이다. 또 다시 고적대를 향한 가파른 암릉릿지가 가쁜 숨을 몰아쉬게 한다. 하산길에 보니 늦은 싸리 버섯이 여러 곳에 나 있어서 굵은 것을 골라 몇 송이를 땄다.
사원터를 향하는 하산길 계곡 합수점에 이르니 물이 불어서 상류쪽으로 우회를 해도 살여울을 건너기가 여간 쉽지 않다.
어느 선배님 부인께서 무리하게 건너다가 물살에 휩쓸려 떠내려가는데 42회 김동숙 선배님이 잡아주셔서 위기를 모면하였고 떠내려간 모자까지 찾아오셨다.
그러나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고 더 아래 여러 계곡이 모이는 곳에는 아예 엄두도 낼 수 없는 붉은 물이 절벽 사이에서 폭포를 이루거나 급한 흙탕물이 되어 쏟아져 내린다. 절벽 옆으로 지름 3cm 정도의 60-70m 쯤 되는 밧줄이 절벽 아래로 물길 따라 이어져서 유일한 희망이 되었다.
밧줄만 바라보고 절벽을 따라 가고 있는데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던 이상수 동기가 그쪽 길은 위험하니 아래쪽으로 와서 밧줄을 잡고 물을 건너는 것이 안전하다고 한다.
먼저 윤영태 동기와 한 팀을 보내고 기다렸다가 다음 내려오시는 김영해(40회) 회장님께 안전한 길을 알려드리고 하산하였다. 문간재, 허공다리, 삼화사에 이르러 몇 장의 기념사진을 찍었다. 주차장에 오니 먼저 내려 온 윤영태, 김지현 동기가 온몸이 너무 젖어서 식당 민박집 샤워장에서 간단한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었다고 하면서 민속주와 맥주에, 도토리 묵, 감자부침을 안주로 전을 벌려 놓고 손님맞이에 분주하다. 김영해 회장님과 김환 대장님을 비롯하여 여러분께 한 잔씩 권해 드렸다.
성급한 한의사 윤영태 동기가 계산을 먼저 치른 후 차에 올라 삼척시에 와서 온천욕을 한 후, 소머리 곰탕으로 저녁식사를 하고 부산으로 향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