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무박 지리종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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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일(40)
2005.10.04 16:21
한번 해보고 싶었던 무박지리종주, 망월 덕분에 드디어 해 보았다. 98년 신년산행으로 2박3일의 지리산종주산행에 일가족 4명이 참가하여 완주한 적이 있고, 백두대간의 4구간에 1박2일로 종주한적이 있었다. 무박당일산행을 한다는 소문을 듣고 나이를 더 먹기전에 한번해야지 하던 중이다.
산행출발 당일 토요일 오후, 학생들과 금정산 산행을 하고, 최욱고문님이 대상을 받는 금정등산제가 둘렀다가 종주산행에 참가하였다. 전날부터 배낭무게를 줄이면서 필요한 것을 챙긴다고 꽤나 신경을 썼는데 급하게 서둔것이 화근이었다. 랜턴을 빠트린 것이다.
하는 수 없이 랜턴도 없이 03:20경 출발했는데 이수환 동기가 뒤에서 앞길을 비춰주고 김효일선배님이 앞에서 길을 밝혀주는 덕분에 어두운 새벽길을 무사히 통과하였다. 그러나 예상시간보다 많이 소요되어 삼도봉에 도착하니 07:00이 되었다.
일행은 35회 강만수, 김효일, 황수덕 선배님과 이수환동기인데, 이날따라 힘든지 아니면 랜턴없는 나를 데리고 온다고 진이 빠졌는지 속도가 드디다. 혼자 먼저가기도 멋적어 같이 가는데 일행은 세석이나 장터목에서 탈출할 생각을 하는 것같다. 오랜만에 맘먹은 것이라, 새벽에 어두운 길을 밝혀준 고마움도 모른체 하고 09:00경 연하청에서 부터 종주를 위해 앞서 나기로 했다.
세석에 12시까지 도착한 회원만 계속 가도 좋다는 집행부의 이야기를 염두에 두고 반은 산악 마라톤 기분으로 달린다. 길은 비교적 순탄하여 가기가 좋다. 앞에 가는 사람이 있으면 '수고하십니다'라고 큰 소리로 인사를 건낸다. 눈치를 채고 길을 비켜준다. 형제봉, 벽소령, 덕평봉, 영신봉으로 해서 세석에 도착하니 12시 5분전이다. 간다고 바빠 풍광은 제대로 감상하지도 못하고 달리기만 한 것이다.
세석의 안내판에는 장터목 2시간, 천왕봉 1시간 30분, 중산리 4시간으로 되어 있다. 랜턴이 없어 늦어도 오후 6시까지 중산리에 도착할 예정으로 점심을 먹고 휴식없이 계속 간다.
그런데. 세석까지 올때 무리해서인지 속도가 나지 않는다. 쉬지 않고 가기로 작정하고 천왕봉에 도착하니 오후 2시 20분, 많은 등산객이 붐비는데, 정상에는 바람이 몰아치고 일행은 눈에 띄지 않는다. 잠간 쉬고 내려오니 중산리에 도착한 시각은 17:00다. 종주하는데 14시간 정조 소요된 것이다.
도착하니 12시간여에 종주한 한현근(49), 조금전에 도착한 윤경남(40), 최상호(51), 신상호(57), 조금뒤에 홍주환, 손봉상, ?? 등43회 3명, 박선화(48)부부, 55회 5명 등이다. 문흥만(47), 이상수(48), 정두진(특) 등은 장터목에서 중산리로 내려왔다고 한다.
종주회원 면면을 보니, 윤경남 동기를 제외하고는 모두 백두대간의 주 멤버들이다. 오랜만에 망월산악회의 등산에 참가하여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니 그기쁨은 두배다. 단, 새벽에 길을 밝혀 준 이수환 동기와 김효일 선배님에게는 너무 미안했지만...
그리고 29회 선배님과 칠순 잔치를 했다는 강만수선배님의 노익장(?)에는 그저 머리가 숙여진다.
망월산악회의 발전을 위하여 ((((망월! 히~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