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변해체의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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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화(48)
2006.04.18 07:33
연변의 해체위기 (2006.4. 7)
만주라면 우리는 간도(間島)와 이를 동일시 한 때가 있었다. 그곳은 마냥 낯설고 물선 이국 타향이 아니었다. 바로 내 겨레붙이가 삶의 터전을 일구어내던 내나라 내 땅이었다.
절망의 골짜기를 헤매던 그 간난의 일제 강점기, 그래도 거기에 민족의 고토(故土) 만주가 있었고, 독립군이 발붙일 `희망의 기지' 간도가 있었기에 망국의 이 유랑민족은 조국광복의 의지를 불태울 수 있었다.
간도는 이스라엘민족의 팔레스타인 같은 큰 축복의 땅이었다. 어린 서희(박경리의 `토지')가 재기의 힘을 기른 곳이 바로 간도의 용정(龍井)이 아닌가!
2차대전 종전으로 만주가 모택동의 `신사군'(新四軍)의 수중에 떨어지면서 간도는 다시 못 볼 남의 땅이 되어버렸다. 게다가 6·25동란의 중공군 참전은 간도를 우리의 기억 속에서 체념의 땅으로 밀어내 버렸다. 그러던 것이 기적 같은 한-중수교(1992. 8.)를 계기로 이번에는 간도가 아닌 `연변'(延邊)이란 새 이름으로 다가왔다.
그 이후의 `연변러시'는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온갖 추태와 부작용을 낳고 말았다. 특히 일부 사기꾼과 못된 장사치들의 `동포등쳐먹기' 행각이 조국의 얼굴에 ×칠을 했다.
오죽하면 `한국은 없다'(김재국, 1996)는 조선족 동포의 독설에 찬 절규가 나왔겠는가! 돈벌이라면 우리가 세계에 나가서 못할 곳이 없다.
하지만 연변만은 돈을 벌어서는 안 될 곳이다. 아니 그곳은 반드시 돈을 써야 할 곳이요, 어떤 경우든 그곳 조선족 동포를 울려서는 안 되는 예외의 땅이다. 그들이야말로 거룩한 우리 독립운동가들의 후예가 아닌가.
만주의 조선족자치주 연변이 급격한 인구 감소로 해체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한다. 근대화→산업화가 빚어내는 인구이동의 불가항력적 추세라지만 여기에는 우리의 무분별한 `연변러시'가 크게 한 몫 거든 모양이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우리는 연변을 보존하고 지켜낼 지원책을 강구해야 한다. 신화 같은 2천년 전 성서기록이 건국의 근거지가 되는 이스라엘을 생각해 볼 일이다.
한국교직원신문 2006년 4월10일 '상록수' ktcu news.com
http://www.teachiworld.com/newspaper/
나(박선화)의 생각 :
독립 운동가와 그 후손들은 왜 가난할까?
개인의 안위를 앞세웠다면 독립 운동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무언가 자기 개인에게 득이 되는 일을 찾아서 이익을 취했을 것이다. 개인이나 한 집안의 이익을 취하는 이러한 삶이 잔재주에 능한 사람에게는 가능한 일이다(조선건국 이성계 집안). 대의를 중시하고 나 개인의 안위보다는 민족과 대의 명분을 자신의 생명보다 귀하게 여기는 가풍 속에서 자란 사람들은 이런 값싼 삶에는 익숙지 못하다. 오히려 그렇게 사는 사람들을 경멸하게 되고 그로 인하여 자신과 가족이 큰 손실을 입게 되고 끝없이 가난의 굴레를 벗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연변의 독립 운동가의 후손인 한국 동포를 보듬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여기에 나 한사람의 이익을 앞세우지 말아야 할 일이다. 그들은 자신과 가족의 생명은 말할 것도 없고 모든 것을 던져서 독립 운동을 했던 사람들이기 때문이다.